<한국방송>이 13일부터 인터넷에 미리 공개하고 있는 <드라마스페셜> ‘간서치 열전’ 영상. 네이버 갈무리
홍길동전 탄생 비화 ‘간서치 열전’
19일 TV 방영 전 네이버서 선공개
13일부터 매일 10분씩 6차례 방영
“멀티 플랫폼 시청자 다양화 노력”
19일 TV 방영 전 네이버서 선공개
13일부터 매일 10분씩 6차례 방영
“멀티 플랫폼 시청자 다양화 노력”
지상파 드라마가 본방송이 나가기 전에 그 상당 분량을 인터넷에서 미리 공개한다. 드라마뿐 아니라, 지상파 콘텐츠로는 첫 시도이다. 누리꾼 등의 관심을 증폭시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이런 시도가 향후 방송 콘텐츠 제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매주 일요일 한 편씩 내보내는 <한국방송>(KBS)의 단막극인 <드라마스페셜>(한국방송2)은 19일 밤 12시에 방송하는 ‘간서치 열전’을 네이버 티브이 캐스트에서 먼저 방영한다. 13일 자정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10분씩 6차례에 걸쳐 내보내고, 19일 티브이 방영분에서 결말까지 공개하는 식이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다양한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시청자들의 트렌드에 맞춘 시도”라고 밝혔다. 웹드라마를 위해 따로 편집을 하는 등 신경 썼다고 한다. 13일 선보인 1회분은 14일 오후 1시까지 조회수 1만3000회를 돌파했다.
‘간서치 열전’은 허균이 썼다고만 전해지는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의 탄생 비화를 찾아 나서는 액션 추리극이다. <홍길동전>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긴박하게 그려진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이라는 <홍길동전>이 사라지자 책에만 빠져 사는 장수한이 용의자가 된다. 장수한은 자신의 결백을 밝히고 또 귀하디귀하다는 <홍길동전>을 한 번이라도 읽고 싶어 책을 찾아 나선다. 박진석 피디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책만 보고 세상 물정 모르는 주인공이 어떤 사건의 탐정으로 나선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 썼다.
장수한은 <왕가네 식구들>(한국방송2)로 데뷔한 한주완이, 한번 읽은 책의 내용을 죄다 기억하는 기생 계월은 민지아가 연기한다. 한주완은 1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소재는 처음이다. 조선시대 최초의 한글소설을 소재로 추적 과정이 긴장감 있게 그려지는 것과 책에 빠져 사는 이들 간의 결전 등이 재미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민지아는 “표면적으로는 책을 쫓는 사람들의 에피소드이지만,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인간 군상이 나오고, 사람 사는 이야기, 삶이 담겨 있다”고 했다.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추적 과정 등은 ‘간서치 열전’을 웹드라마로 쪼개기 좋은 요소이다. 하지만 웹으로 먼저 공개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시청률을 높여 단막극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단막극은 매회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늦은 시간과 단막이라는 특성 때문에 시청률이 높지 않아 애물단지처럼 여겨지는 게 방송가의 현실이다. 제작진은 드라마 플랫폼이 스마트폰 등으로 다양화할 경우, 단막극이 더 많은 시청자와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실험적 성격도 유지하고 웹 등에 기반해 화제몰이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황의경 책임피디는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스페셜>도 형식과 내용의 진화 없이는 존립이 어렵다. ‘간서치 열전’은 급변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출발점이 되는 상징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번에 ‘간서치 열전’의 반응을 본 뒤 다른 단막극도 웹드라마로 먼저 공개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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