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가수 마이클 볼튼. 사진 한국방송 제공
한국방송 ‘불후의 명곡’ 출연
방송 녹화만을 위한 이례적 방한
볼튼, 출연가수 실력에 감탄
문명진에 “직접 프로듀싱” 제안도
‘전설’ 심수봉·이선희 등 150명 거쳐
방송 녹화만을 위한 이례적 방한
볼튼, 출연가수 실력에 감탄
문명진에 “직접 프로듀싱” 제안도
‘전설’ 심수봉·이선희 등 150명 거쳐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 공개홀에서 진행된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한국방송 2) 녹화는 그 어느 때보다 들썩였다고 한다. 음반을 들고 와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로 북적였고, 녹화를 끝낸 가수들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마다 있는 녹화인데, 무슨 일일까.
답은 ‘주인공’에게 있었다. 11일 방송 예정인 <불후의 명곡>에 팝가수 마이클 볼튼(사진)이 출연한 것이다. 볼튼은 1990년대 팝 음악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백인임에도 흑인 음악인 소울을 부르는 ‘블루 아이드 소울’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통산 53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 <불후의 명곡> 출연은 연말 내한공연을 앞둔 프로모션의 일환이지만, 방송 녹화만을 위해 한국에 온 건 이례적이다. 권재영 피디는 3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전설’로 출연하는 가수들의 폭을 외국으로도 넓혀보자고 생각하던 즈음에 인연이 닿았다. 볼튼이 한국의 모든 음악프로그램을 다 챙겨본 뒤 <불후의 명곡>을 선택했다”고 했다. <불후의 명곡>은 매주 ‘전설’로 출연한 가수의 노래를 7명이 편곡해 부르며 경합한다. 여러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며 음악세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불후의 명곡>은 전설로 출연하는 가수가 먼저 불리었으면 하는 자신의 노래 10곡을 제안한 뒤 제작진과 협의를 거쳐 최종 10곡을 선정한다. 경합을 벌이는 가수들이 10곡 가운데 부르고 싶은 3곡을 선택한다. 곡이 겹치면 제작진이 조율하거나, 그래도 결정이 안 나면 ‘뽑기’로 정한다. 이번 편에서는 의외로 볼튼이 제안한 노래 10곡 모두 제작진이 원하는 노래와 같았다고 한다. 권재영 피디는 “가수들이 가장 원한 곡은 ‘하우 엠 아이 서포즈 투 리브 윗아웃 유’였는데, 뽑기로 문명진이 불렀다”고 했다. 볼튼은 녹화 뒤 문명진을 만나 이 노래를 레코딩할 계획이 있다면 직접 프로듀싱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출연 가수들의 실력에 볼튼이 놀라움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가수들은 보통 3주간 연습하는데, 이번에는 두 달 준비했다고 한다.
<불후의 명곡>은 어떤 가수가 전설로 나오느냐에 따라 감동의 부피가 달라진다. 그래서 제작진도 ‘전설 가수’ 섭외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1회 심수봉을 시작으로 지금껏 150명이 넘는 전설이 등장했다. 시대를 풍미해 전설의 지위에 오른 가수들인 만큼 섭외가 쉽지는 않다. 권재영 피디는 “심수봉 선생님을 섭외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 심 선생님 앞에서 ‘비나리’를 2절까지 불렀다”고 했다. 이선희와 이미자는 3년간 공을 들여 섭외했고, 4년째 노력하는데도 섭외가 안 되는 전설도 있다. 권재영 피디는 출연할 수 있는 전설의 기준을 두고 “대표곡이 10곡 이상은 돼야하며, 사생활 등에서도 인정받은 가수여야 한다”고 했다.
볼튼의 출연은 이후 이 프로그램의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 권재영 피디는 “전설을 가수에 국한시키지 않고 시대를 풍미한 영화배우를 초대해 출연 영화의 배경음악 경합을 벌이는 식의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 가수를 출연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마이클 볼튼’ 편의 반응을 본 뒤 판단하겠다”고 한다. 이미 출연을 요청해온 외국 가수도 있단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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