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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일밤’이 4시부터? 방송 3사 ‘반칙 편성’ 점입가경

등록 2014-07-23 18:43수정 2014-07-23 20:40

지상파 3사가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려 시작 시간을 앞당기는 ‘변칙 편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시작해 시선을 붙들겠다는 ‘꼼수’에 방송 시작 시간이 애초 오후 6시에서 오후 4시로 2시간이나 당겨졌다. 사진은 <일밤>(문화방송). 각 방송사 제공
지상파 3사가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려 시작 시간을 앞당기는 ‘변칙 편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시작해 시선을 붙들겠다는 ‘꼼수’에 방송 시작 시간이 애초 오후 6시에서 오후 4시로 2시간이나 당겨졌다. 사진은 <일밤>(문화방송). 각 방송사 제공
‘일밤’ ‘해피…’ ‘일요일…’ 시청률 경쟁에
6시 시작하던 프로들 점점 당겨져
최근 1~2년새 독주없는 상황 탓
3시간40분 방송에 ‘시청자 피로’
지상파 3사 사이에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려 방송 시간을 앞당기는 ‘변칙 편성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일단 먼저 프로그램을 시작해 시청자의 시선을 붙들겠다는 것이다.

3사는 현재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대에 <해피선데이>(한국방송2), <일밤>(문화방송), <일요일이 좋다>(에스비에스)를 방송하고 있다. <문화방송>(MBC)이 22일 새로운 주말 편성표를 공개하면서 변칙 편성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문화방송은 지금까지 일요일 오후 4시10분에 편성해왔던 <일밤>을 27일에는 10분 앞당겨 오후 4시에 내보내기로 했다. 문화방송 쪽은 “<한국방송>(KBS)이 20일 변칙적으로 방송을 내보내 부득이하게 방송 시간을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닐슨코리아 집계를 보면, 한국방송은 20일 애초 예고했던 오후 4시10분보다 7분 빠른 4시3분에 <해피선데이>를 시작했다. 이날 <일밤>은 4시9분, <일요일이 좋다>는 4시11분에 방송했다. ‘네가 반칙을 했으니 나도 한다’는 논리인데, 누가 먼저 반칙을 시작했느냐를 두고도 3사는 각각의 근거를 들어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해피선데이>(한국방송2)의 한 장면.  각 방송사 제공
<해피선데이>(한국방송2)의 한 장면. 각 방송사 제공
<일요일이 좋다>(에스비에스)의 한 장면. 각 방송사 제공
<일요일이 좋다>(에스비에스)의 한 장면. 각 방송사 제공
그간 3사의 변칙 편성 경쟁으로 일요 예능은 점점 시작 시간이 앞당겨졌다. <해피선데이>는 2004년 11월7일 첫 방송을 오후 6시에 내보냈다. 그 뒤 2006년 3월19일 오후 5시45분, 2009년 4월12일 오후 5시20분, 2012년 11월18일 오후 5시로 조금씩 당겨졌고, 2013년 5월19일에는 오후 4시55분으로 처음으로 오후 4시대에 들어섰다. 올해 ‘앞당김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3월23일 오후 4시30분, 6월1일 오후 4시10분을 기록했다. <일밤>과 <일요일이 좋다>도 마찬가지다. 1981년 3월29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시작한 <일밤>은 문화방송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한 2008년 1월6일엔 오후 5시35분에 시작했다. <일요일이 좋다>도 누리집에 공개된 2008년 1월6일의 시작 시간은 오후 5시30분이다.

<해피선데이>를 기준으로 보면 오후 6시에서 5시로 1시간을 앞당기는 데 8년이 걸렸다면, 오후 5시에서 4시10분으로 당기는 데는 1년밖에 안 걸렸다. 독주 체제였던 주말 예능이 최근 1~2년 사이 춘추전국시대로 바뀐 게 이런 현상의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해피선데이> 시청률은 12.7%, <일밤> 9.1%, <일요일이 좋다> 6.9%이지만 6월29일에는 <일밤> 10.3%, <해피선데이> 10% 식으로 1~2% 순위 싸움이 계속됐다. 문화방송 예능 관계자는 “시청률 차이가 많이 나면 상관없지만 <해피선데이>의 ‘슈퍼맨’과 <일밤>의 ‘아빠 어디 가’는 콘셉트도 비슷하고 시청률 차이도 크지 않아 먼저 시작하는 게 순위를 뒤집기도 한다”고 했다. 광고 단가가 가장 비싼 시간대라는 점도 3사가 예민해지는 이유다.

시작 시간은 빨라지는데 종료 시간은 그대로다 보니 전체 방송 시간이 3시간40여분 정도로 늘었다. 시청자가 피로감을 느낄 수준이다. 개그맨 이윤석조차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송 시간을 계속 앞당기다 보면 저녁 예능이 아니라 아침 예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촬영 시간은 같은데 방송 시간만 늘어나면 필요 없는 장면도 내보내게 되면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도 우려된다. 지상파 3사가 시청률 경쟁이 심했던 평일 드라마를 밤 10시에 시작하기로 2009년 합의한 것처럼, 일요 예능도 ‘신사협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에스비에스의 한 예능피디는 “프로그램 질은 생각하지 않고 시청률 낮은 것에 대해 남 탓만 하고 있다. 안 그래도 종편 등의 영향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상파 예능이 제 살 깎아 먹기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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