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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15년 봐온 <사랑과 전쟁>, <도전천곡>…
폐지되면 무슨 낙으로 사나

등록 2014-07-14 21:04수정 2014-07-14 22:03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금 밤 11시10분·이하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금 밤 11시10분·이하 <사랑과 전쟁>)
‘도전천곡’ 이어 ‘사랑과 전쟁’ 폐지설
시청률 유지되고 소재 있지만
방송사 ‘유행 좇기’에 차별성 실종
“수익 이상의 가치…폐지 신중해야”
파릇파릇한 젊은이들에 치여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우리네 어른들처럼, 방송사 장수프로그램들이 현역에서 물러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장수프로그램이었던 <에스비에스>의 <도전천곡>이 14년 만인 지난달 22일 폐지된 데 이어, 15년 된 <한국방송2>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금 밤 11시10분·이하 <사랑과 전쟁>)도 폐지 위기에 처했다. 시청률에 목숨 거는 방송사들이 스타에 의존하고 유행을 따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나마 몇 안 되는 간판 장수프로그램까지 손을 대야 하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두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금요일 밤과 일요일 오전을 지켜왔다. 2000년 10월 첫 방송을 한 <도전천곡>은 <가족오락관>이 폐지된 이후 유일한 가족 오락프로그램이었다. 연예인들이 노래 대결을 하면서 가사를 모를 경우 뜬금없는 개사를 하는 등의 우스개를 곁들여 휴일 오전 온 가족이 함께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 트로트 가수에서 아이돌까지 출연자층도 폭넓어 세대를 아울렀다. 이정석 등 추억의 스타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복귀하면서 중장년층 시청자들은 당시를 곱씹으며 잠시 추억의 페이지도 들췄다.

1999년 10월 시작한 <사랑과 전쟁>은 재연프로그램도 하나의 콘텐츠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실제 시청자의 사연을 받아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내용이 대부분 불륜에 고부갈등이라 방영 초반에는 비현실적이고 선정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갈수록 입양 문제 등으로 시선을 넓혔고, 아내의 선택에 대해 시청자의 의견을 묻고, 전문 변호인을 내세워 해당 소재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는 식으로 내실을 채워왔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고(<신기생뎐>), 며느리 선발대회까지 여는(<왕가네 식구들>) 막장드라마들이 난무하는 와중에 <사랑과 전쟁>은 오히려 ‘그리 황당무계한 일은 아니다’라는 인정도 받았다.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남겼고 민지영, 최영완은 <사랑과 전쟁>의 대표 스타가 됐다.

<사랑과 전쟁> 권영태 책임피디는 “폐지 얘기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최대한 살려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가 8월8일로 첫 방송 일자가 확정되면서 사실상 <사랑과 전쟁>이 밀려나는 형국이다. 한 예능국 피디는 “시청률도 그럭저럭 나오고 소재 고갈의 문제도 아니다. <나는 남자다>가 금요일 밤 11시대를 고집해 <사랑과 전쟁>이 갈 곳이 없어 폐지가 얘기되는 것”이라고 했다. <사랑과 전쟁>의 7월11일 시청률은 7.2%로, 같은 날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인 <문화방송>의 <나 혼자 산다>(7.2%)와 같다.

이처럼 방송사들이 비슷한 유행과 똑같은 스타들로만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그러잖아도 찾기 힘든 방송사 사이의 차별성이 아예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나는 남자다>가 금요일 밤 11시대에 편성되면 역시 ‘남자들 이야기’인 <나 혼자 산다>와 맞붙게 된다.

장수프로그램이 사라지는 데 대한 아쉬움도 크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10년 이상의 장수프로그램은 대부분 시사교양 분야다. 음악을 제외한 예능프로그램은 <전국 노래자랑>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도전천곡>을 연출한 적 있는 박재용 피디는 “오랜 세월 시청자와 교감해온 장수프로그램은 수익 이상의 가치가 있다. 외국처럼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고, 폐지도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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