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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주말예능 아이들 덕분에 웃고 있지만…

등록 2014-06-09 18:59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지상파 3사 주말방송 아이들 ‘북적’

M ‘아빠…’ K ‘슈퍼맨…’ 등 인기
S ‘오마이…’ 주말로 시간대 옮겨

협찬광고·선거유세 동행 논란일어
출연 아이에 세심한 배려도 필요
지방파 3사 주말 예능프로그램이 아이들로 북적인다. <문화방송>의 <일밤-아빠 어디 가>와 <한국방송2>의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사진)가 일요일 오후 4시10분에 방영 되고 있는데, <에스비에스>는 수요일 내보내던 <오 마이 베이비>를 이번달 14일부터 토요일 오후 5시5분으로 옮긴다. <에스비에스>는 토요일에 내보내던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을 22일부터는 일요일 오전에, <한국방송1>은 부부가 아이를 낳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엄마의 탄생>을 일요일 오전 10시에 방영한다.

주말 아이 키우는 이야기 프로그램은 <아빠 어디 가>로 시작됐다. 함께할 시간이 없었던 아빠와 아이가 여행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성장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어디 가>에서 ‘여행’을 빼고 돌이 갓 지난 아이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좀더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등장시켜 인기를 끌었다. <오 마이 베이비>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던 어린 나이대의 아이들만 등장시키는 전략이다. 뜯어보면 서로가 서로를 복제·변형한 것이지만,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방송사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아빠 어디 가>는 2013년 1월 방영 뒤 최고시청률 20%를 기록하는 등 죽어가던 <일밤>한테 산소호흡기가 됐다. <오 마이 베이비>는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하며 주말로 ‘승진’했다.

각박한 세상에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은,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 억지로 웃음을 유도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설정과 독설로 점철된 예능 속에서 빛을 발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가 나오는 예능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에 대해 “요즘처럼 스트레스가 많고 힘든 세상에서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 재충전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녀와 교감하는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아버지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초보 부모에게는 육아 지침서도 된다. 시청자 김해진(35)씨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사랑이 우리 아이와 또래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나 눈여겨본다”고 했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처럼 순수하지 않다. 어쨌든 방송사들은 아이들을 내세워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부모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좋은 이미지를 얻고, 쏟아지는 광고 요청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나온다. 방송에서 사용한 유아용품 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협찬광고의 문제가 불거졌다. 대기업의 태블릿 컴퓨터를 아이와 아빠가 함께 쓰는 모습도 눈에 띈다. 연예인 홍보의 기회로 ‘악용’되기도 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장현성과 타블로의 소속사인 와이지(YG) 연예인들의 잦은 출연이 입방아에 올랐다. 김정태는 “선거 유세는 아니었다”지만 아이를 지방선거 유세장에 데리고 가 논란이 됐다. 하재근 평론가는 “상업성이 지나치게 끼어들지 않도록 제작진과 부모가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뜻하지 않게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얻게 된 아이들에 대한 세심함도 요구된다. <아빠 어디 가> 김성주의 아들 김민율은 몰려든 사람들이 사진기를 들이대자 놀라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다. 김주아 발달심리 전문의는 “과한 관심이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시기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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