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러로 변신한 김상중, 김재원, 이성재(왼쪽부터). 사진 각 방송사 제공
‘그것이 알고 싶다’ 김상중이 표본
김재원·이성재 등 시사교양 진행 ↑
“이미지 좋아져 배우들도 선호”
신뢰감 등 갖춰야 변신 성공해
김재원·이성재 등 시사교양 진행 ↑
“이미지 좋아져 배우들도 선호”
신뢰감 등 갖춰야 변신 성공해
요즘 <개그콘서트>(한국방송2)를 능가하는 화제의 유행어가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에스비에스)에서 스토리텔러(진행자) 김상중이 의문을 제기하거나, 화제를 전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시사프로그램의 멘트가 유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꽃중년 탐정’이라는 별명이 생기고, <무한도전>(문화방송)에서 유재석이 그의 진행을 패러디하는 등 김상중은 스토리텔러로써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1997년부터 2011년까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했던 민인식 책임피디는 “시청자들이 이제는 시사교양 진행자를 친근하게 느끼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스토리텔러가 인기를 끌면서 배우들의 변신도 늘고 있다. 이야기를 풀어가듯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김석훈은 2010년 9월부터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와이(Y)>(에스비에스)를 진행 중이고, 김재원은 지난 3월부터 <리얼스토리 눈>(문화방송)을 이끌고 있다. 이성재는 22일 첫 방송하는 <전설의 비밀>(문화방송)로 데뷔 후 처음으로 스토리텔러에 도전한다. 김상경도 단발성이지만 4월 방영한 <공소시효>(한국방송2)에서 스토리텔러로 나왔다.
배우들의 스토리텔러 변신은 딱딱한 시사교양프로그램을 가깝게 느끼게 하는 효과를 준다. 정장을 입고 냉철한 표정으로 서서 얘기하던 과거에서 나아가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거닐기도 하며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실제로 이들이 진행을 맡아 프로그램을 더 집중하며 보게됐다는 시청평도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등 시사교양을 연출했던 이광훈 <에스비에스> 피디는 “신뢰감이 높아지는 등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좋아져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어하는 배우들도 의외로 많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피디들이 말하는 스토리텔러의 성공 조건은 신뢰감이 첫번째다. 반듯한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는 기본이고, 사생활, 출연작품 등 그동안의 행보가 모두 고려요소에 포함된다.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 등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였고, 김재원은 친근하고 순수한 모습이 호감을 줬다. 이광훈 피디는 “평소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인가도 중요하다”고 했다. 방송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갖춰야 진정성 있는 표현이 나온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러의 비중이 커지면서 주어진 대본을 읽는 데 머물지 않고 준비도 철저히 해야한다. 이광훈 피디는 “김상중씨는 다음주 아이템에 대해 미리 묻고 스스로 찾아보는 등 준비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김재원도 평소 쉬는 시간 틈틈이 다큐멘터리와 시사 프로그램을 챙겨보고, 이성재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고 한다. 민인식 책임피디는 “세상의 다양한 삶을 깊이있게 접하면서 어떤 연기자도 경험하기 힘든 체험을 할 수 있어 배우에게 장점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지적이고 분석적인 이미지가 강조되면서 연기 폭이 좁아질 것을 우려해 그만두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궁금한 이야기 와이>는 방송인 허수경, <리얼스토리 눈>은 박연경 아나운서가 공동 진행하지만 현재 활약하는 스토리텔러는 대부분 남자다. 민인식 책임피디는 “거칠고 강한 아이템은 주로 남성이, 감성적이고 세상의 따뜻한 이야기는 여성이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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