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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이번엔 ‘꽃할배 형사’…귀여워서 넘어갑니다

등록 2014-05-07 20:12

변희봉, 김희철, 이순재, 장광(왼쪽부터)이 9일 방송이 시작되는 코믹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티브이엔 금 밤 9시50분)에서 형사 역으로 열연한다. 티브이엔 제공
변희봉, 김희철, 이순재, 장광(왼쪽부터)이 9일 방송이 시작되는 코믹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티브이엔 금 밤 9시50분)에서 형사 역으로 열연한다. 티브이엔 제공
예능 ‘꽃보다 할배’ 성공 힘입어
할배 전면에 내세운 첫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 9일부터 방송
노인문화 이해·세대 소통 기대
‘할배’는 서럽다. 나이가 들면서 중심에서 밀려나, 누구의 아버지나 누구의 할아버지로 살고 있다. 대중매체 속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거침없이 하이킥>(문화방송·2006년)의 이순재(이순재), <신의 선물-14일>(에스비에스·2014년)의 추병우(신구) 등 존재감이 뚜렷한 역할도 많았지만, 극의 중심은 아니었다. 이름도 없었다. <추적자>(에스비에스·2012년)에서 재벌가 회장으로 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내며 명연기를 펼쳤던 박근형도 그냥 ‘서 회장’으로 불렸다.

그랬던 텔레비전이 달라지고 있다. 할배들이 콘텐츠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순재, 박근형, 신구, 백일섭이 출연한 예능 <꽃보다 할배 시즌2>(티브이엔)가 2일 끝난 데 이어 할배가 주축이 된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티브이엔 금 밤 9시50분)가 9일 시작한다. <꽃할배 수사대>는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으로 변한 젊은 형사들이 20대의 동료 형사와 함께 원래의 몸을 되찾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코믹물이다. 이순재, 변희봉, 장광이 아이돌 김희철과 함께 나온다. 단막극을 제외하고 할배들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처음이다.

2010년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영화와 공연에서 이미 노인들이 중심 콘텐츠가 됐지만, 텔레비전에서는 지난해 들어서야 변화가 시작됐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중장년층이 텔레비전의 주요 시청층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찾기 시작하면서 노인들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이라고 봤다.

중장년층이 대중문화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건 오래지만, 시청률을 좇는 방송사는 섣불리 모험에 나서진 않았다. <꽃보다 할배 시즌1>의 성공이 기폭제가 됐다. 하재근 평론가는 “그들이 보여준 의외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면서 노인들이 나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했다. <꽃할배 수사대>의 구기원 피디도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꽃보다 할배> 출연진들이 수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노인의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도 작용했다. <못생긴 당신>(한국방송·2007년) 등 단막드라마들은 주로 황혼 이혼이나 자녀와의 갈등 등 노년층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만의 얘기’로 다뤘다. 그런데 <꽃보다 할배>는 그림을 좋아하고, 패션에도 신경을 쓰는 등 젊은 세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노인 문화와 취향을 보여주며 공감을 샀다. 하재근 평론가는 “중장년층과 젊은층의 문화적 이질감이 예전보다 줄어들어 세대간 공감할 부분이 많아졌다”고 했다.

노인들을 내세운 프로그램은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반가운 변화다. 더는 새로울 게 없는 드라마와 예능에서 이들의 색다른 모습은 같은 이야기라도 신선함을 줄 수 있다.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고, 세대간 소통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구기원 피디는 “가족이 함께 보며 나이듦과 젊음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할아버지 역에 만족해야 했던 배우들도 다양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다. 근엄한 배역을 주로 했던 장광과 변희봉은 <꽃할배 수사대>에서 클럽에서 춤을 추고 은어를 사용하는 등 망가진다. 이순재는 “소원”이라던 로맨스도 펼친다. 하재근 평론가는 “‘노인’을 내세운 콘텐츠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무작정 따라할 게 아니라 포맷 등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순재는 <꽃할배 수사대> 제작발표회에서 “할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에 출연하게 돼 즐거움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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