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엠넷 제공
엠넷 서바이벌 프로 ‘트로트X’
수빈·레이지본·이성욱 등 출연
“트로트와 비트로트 장르 만남
컬래버레이션 무대 담을 것”
수빈·레이지본·이성욱 등 출연
“트로트와 비트로트 장르 만남
컬래버레이션 무대 담을 것”
트로트에는 관점에 따라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진부하다, 촌스럽다, 어르신들만의 노래다…. 하지만 찬찬히 듣다 보면 푹 빠지게 되는 게 트로트의 매력이다. 시청률 40%를 넘긴 <왕가네 식구들>(한국방송1)의 주제곡 ‘사랑찾아 인생찾아’(조항조)만 봐도 그렇다. ‘사랑찾아 인생찾아’는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따라 부를 정도로 쉬운 멜로디와 가사로 인기를 누렸다. 트로트의 숨은 힘을 보여준 사례다. 하지만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트로트 프로그램은 두세 개뿐이다. 아이돌 가수 관련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것과 대비된다.
<엠넷>(Mnet)의 승부수는 여기에 있다. <엠넷>은 21일 밤 11시부터 ‘뽕생뽕사 버라이어티 쇼’ <트로트 엑스(X)>를 방영한다. <슈퍼스타 케이> 시즌2~4을 연출한 김태은 담당 피디는 “제목 속 ‘엑스’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트로트 장르와 비 트로트 장르의 만남(더하기), 콜라보레이션 무대(곱하기) 혹은 트로트를 부활시킬 숨겨진 스타 발굴 등을 표현한다”고 밝혔다. 태진아·설운도·박현빈·홍진영 등 신구 트로트 가수 대표 4명과 박명수·유세윤·아이비·뮤지 등 비 트로트 대표 4명이 짝을 이뤄 심사위원이 된다. 상금은 5억원. 12주 방송 중 마지막 2회는 생방송이다.
<슈퍼스타 케이>와 <보이스 오브 코리아> 등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슷한 면도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김기웅 <엠넷> 국장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뽕끼’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설운도는 “출연자들 중 인기 개그맨, 아이돌 걸그룹 가수, 무명 트로트 가수들도 많기 때문에 신인 가수 발굴 오디션이라기보다는 서바이벌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명수도 “<트로트 엑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쇼 같다. 노래를 잘해서만은 1등을 할 수 없고 퍼포먼스도 있어야 한다. 고음으로 안 올라가도 노래를 맛있게 불러서 매력이 있으면 그 사람이 이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트로트 엑스>에는 걸그룹 달샤벳의 수빈부터 홍대 인디 밴드 레이지본, 정일영, 부활의 7대 보컬리스트 이성욱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밀었다. “할머니께 트로트 부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수빈), “음악은 서로 통하기 때문에 트로트라는 장르를 통해서 우리의 음악을 충분히 보여주고 싶어서”(레이지본), “아무도 몰라주는 가수가 아니라 트로트와 록의 진정한 콜라보로 모두가 알아주는 10등이 되고 싶어서”(이성욱) 등 참가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트로트 엑스>의 지향점은 낡은 것, 촌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트로트와 새로운 것을 찾는 대중과의 소통과 교감이다. 판소리를 전공한 20대부터 30여년 무명 가수로 살아온 50대까지 트로트에 빠진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세대 공감’의 장을 추구한다. 태진아는 “트로트는 반짝이 의상을 입은 사람이 부르고 나이 먹은 사람들이 듣는 음악으로만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최근 아이돌들이 부르는 노래에도 ‘뽕끼’가 있다. 엑소의 ‘으르렁’도 사실 ‘뽕’”이라며 즉석에서 ‘으르렁’을 트로트풍으로 불렀다. 설운도는 “케이팝만 세계로 나아가라는 법은 없다. 트로트도 편곡을 잘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든 히트 칠 수 있다. 트로트라는 게 굉장히 폭이 넓은 장르라는 것을 <트로트 엑스>를 통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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