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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응급차에 길 터주세요…도로 위 ‘모세의 기적’ 만든다

등록 2014-03-10 20:59

예능 <심장이 뛴다>
예능 <심장이 뛴다>
SBS 소방체험 예능 ‘심장이 뛴다’
이송 늦어 다리 절단 환자 보며
시민참여 교통문화 바꾸기 나서
재깍재깍. 멈췄으면 좋을 것만 같은 시간은 자꾸 흘러갔다. 박기웅은 구급차 확성기를 잡고 소리쳤다. “제발 비켜주세요.” 사이렌은 계속 울렸지만, 앞을 가로막은 차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앞으로 끼어드는 차도 있었다. 그 사이 응급 환자의 다친 다리에는 괴사가 진행됐고, 결국 절단 수술을 받아야했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는 그렇게 영영 한쪽 다리를 잃었다.

영화 내용이 아니다. 연예인들의 소방구조대 체험을 담은 에스비에스 예능 <심장이 뛴다> 촬영 도중 실제 발생한 일이다. 10중 추돌사고 환자를 도우려다 다친 이종순씨가 구급차를 타고 접합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되는 데 걸린 시간은 30여분. 거리는 불과 11㎞였다. 최삼호 피디는 “통상적으로 다리를 다치면 6시간 안에 접합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사고 시점으로부터 병원까지 가는 데만 5시간30분이나 소요됐다.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10분, 20분만 더 빨랐더라면 이씨의 다리가 그렇게 안 됐을 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올바른 시민 의식 정립을 위해 <심장이 뛴다>가 나섰다. 홍해를 가른 성경의 모세처럼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릴 때 다 함께 길을 터주자는 뜻으로 최근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를 신설했다. 최 피디는 “<일밤-양심 냉장고> 등 어디에서 많이 본 듯도 하겠지만,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조금 더 참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프로젝트다. 시민들의 참여로 단 한 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인식 책임피디(CP)도 “시민 의식을 끌어올리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우선 구급차 길 터주기 실태를 파악하고 원인 분석에도 나선다. 이후 길을 터주는 구체적 방법 등을 보여주고, 법 개정 등을 유도할 계획이다. 최 피디는 “독일처럼 운전면허 실기 시험에 구급차가 왔을 때 비켜주는 요령 한두 개만 들어가도 의식이 많이 바뀔 것 같다. 운전자들에게 불신을 주는 사설 구급차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길게는 4박5일 동안 합숙을 하면서 소방구조대 체험을 하는 출연자들도 프로젝트 참여를 호소했다. 하지 절단 수술을 받은 이씨를 만난 박기웅은 “제2의 이종순씨가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온 프로젝트니까 많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구급차는 위급 상황이 아니면 절대 사이렌을 울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홍일점 전혜빈도 “내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당장 내일부터라도 구급차 길 터주기를 실천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청자의 양심에 호소하는 ‘착한 예능’이지만 시청률은 아쉽다. 많이 봐야 많은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시청률(4일·닐슨코리아 집계)만 놓고 보면 <우리동네 예체능>(한국방송2) 5.7%, <피디수첩>(문화방송) 5.3%, <심장이 뛴다>(에스비에스) 4.4%, <다큐 공감>(한국방송1) 3.7% 순으로 화요일 밤 11시대는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여기에 <엄지의 제왕>(엠비엔)과 <유자식상팔자>(제이티비시) 등 종편 스튜디오 예능도 시청률을 분산시킨다. 최삼호 피디는 “우리의 자산은 진정성이다. 다행히 이종순씨 이야기 이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선 소방서에 의하면 길 터주기 참여도가 40%에서 60% 정도로 올랐다고 하는데, 길 터주기는 100%가 돼야만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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