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김수현은 왜 1시간밖에 못 잘까?

등록 2014-01-31 09:52

김수현
김수현
“하루 1시간밖에 못 자고 있어요.”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에스비에스)의 ‘도할배’ 김수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 관계자가 전한 김수현의 근황이다. 월화수목금토일, 1주일 내내 김수현은 쪽잠만 잔다. 키이스트 관계자는 “미리 약속된 광고도 있어서 빠듯하게 광고 촬영을 하고, 밤에 곧바로 드라마 촬영 현장으로 달려간다. 드라마 현장을 거의 못 떠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수현의 경우 400년 이상 지구에서 살아온 외계인이라는 설정상 조선시대 모습까지 찍기 위해 사극 세트장까지 오가느라 일정이 빡빡하다.

김수현뿐만이 아니다. 24일 첫 방영을 한 <응급남녀>(티브이엔)도 살인적 촬영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다. 제작발표회 때도 연기자들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참가할 정도로 촬영 시간에 쫓긴다. <응급남녀>를 연출하는 김철규 피디는 “촬영 한 번 나가면 오늘이 내일 되고 그런다. 중간에 휴식 없이 잠깐 사우나만 다녀와 바로 다시 찍고 그러고 있다”고 했다. 까칠한 응급의학과 치프 ‘국천수’를 연기 중인 이필모도 “집에 가서 자는 게 없다. 지금은 응급실 구석이 그냥 집이 됐고, 소파에 앉아있다가 바로 찍는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현장에 오기 전에 미용실에 가고 그랬는데, 공간이 응급실이다 보니 굳이 꾸밀 필요가 없어서 미용실 가는 시간을 줄여서 잠을 잔다”고도 했다.

큰 화제를 모은 <응답하라 1994>(티브이엔) 출연자들도 막판 2~3주 동안은 ‘초치기’생방송 촬영을 이어갔다. 드라마가 끝난 뒤 “다크 서클은 턱까지 내려오고 눈은 다 풀려있는 몽롱한 상태에서 찍었다”(고아라)거나 “막바지에는 다들 좀비가 돼있었다”(김성균)는 말을 했던 이유다. 유연석은 “12월 중순부터 하루 1시간도 못 잤다. 스태프들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드라마 촬영장 소식에서 늘 빠지지 않는 ‘쪽잠.’ 왜일까? 제작비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받는다. 빠듯한 제작비 여건상 방영 한 두 달 전에야 촬영이 시작되는 게 일반화됐다.‘촬영일=돈’이기 때문이다. 일부 톱스타들과 작가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제작비 압박은 더욱 심해졌고, 이는 고스란히 촬영일 단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16부작 미니시리즈의 경우 일단 최소 4부까지는 촬영을 마친 상태로 드라마 방영이 시작돼야 하지만 여의치 않을 때도 있다. <감격시대>(한국방송2)의 경우 1부 방송이 나가는 날, 국외 촬영을 하느라 못 찍었던 2부 몇몇 장면을 뒤늦게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격시대> 제작 발표회 때는 참석 연기자가 “아직 드라마를 찍지 못해 연기에 관해서는 말씀을 못 드리겠다”는 말을 거듭 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70분 단막극 촬영에 보통 7~8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1주일에 70분물 2개를 찍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몇몇 중견 연기자들의 드라마 중복 출연도 촬영 일정을 더 빠듯하게 만든다. 다른 출연진이나 스태프들은 겹치기 출연을 하는 연기자들을 기다리며 촬영장에서 ‘일단 대기’를 해야 한다. 겹치기 연기자를 쓰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겠으나 시청률을 의식하면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작가들의 대본이 늦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이는 시청률 때문에 원고에 계속 수정이 가해지는 데서 비롯된다.

쪽잠과 쪽대본이 난무해도 시청률만 나오면‘악으로, 깡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시청률에 따라 인지도도 올라가고, 올라간 인지도는 곧 광고 계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한 정우, 유연석, 김성균은 드라마 전후로 각각 10개 안팎의 광고에 출연했다. <별그대> 의 김수현 또한 30%에 육박하는 시청률 덕에 기존 광고 10개에 이어 금융·제약·자동차 쪽 광고가 추가로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만하면 ‘잠들지 못하는 밤’에 대한 달콤한 보상 아닌가.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