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최연소 총리역 이범수
“200살 차라도 매력만 있으면…”
발랄 기자역 윤아 “딱 내모습”
“200살 차라도 매력만 있으면…”
발랄 기자역 윤아 “딱 내모습”
영화 <러브 액추얼리>에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완성되는 여러 빛깔의 사랑이 등장한다. 매력적이지만 미혼인 영국 총리(휴 그랜트)와 허술하지만 발랄한 비서(마틴 매커친)의 사랑도 그 중 하나다. 둘의 사랑은 크리스마스 학예회 때 커튼 뒤에서 몰래 키스를 나누다가 들키는 장면에서 정점을 찍는다.
2013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둔 안방극장에도 총리의 사랑이 찾아온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 새 월화극 <총리와 나>를 통해서다. <총리와 나>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지만 가정적으로는 빵점인 국무총리와 삼류 연예 정보지 ‘스캔들뉴스’ 기자가 뜻하지 않게 얽히면서 시작된 로맨스를 다룬다. 완벽을 추구하는 까칠한 남자와 재기 발랄한 여자, 그리고 계약 결혼 등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 소재들을 담뿍 활용한다. 이범수가 42살 최연소 국무총리 권율로, 로맨틱 코미디에 첫 도전장을 내민 윤아(소녀시대)가 28살 연예 담당 기자 남다정으로 분한다.
이범수(43)와 윤아(23)의 실제 나이 차이는 20살. 로맨틱 코미디 커플로는 다소 의외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범수는 4일 서울 장충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20살 차이든 200살 차이든 매력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 배우에 대한 존중이다. 상대 배우를 신뢰할 때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현장에서 본 윤아는 존중하고 싶은 연기자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연기자여서 신뢰하게 되고 드라마에 대해 깊게 얘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아 또한 “지금껏 만나 본 파트너 중 가장 나이 많은 선배님인데, 현장에서 세세하게 설명해주시고 감정도 부족하다 싶으면 짚어주신다”고 했다. 윤아는 “지금껏 맡은 배역 중 가장 실제의 나 같은 캐릭터”라고도 했다.
정치인의 사랑이라는 소재는 과연 안방에서 통할 수 있을까? 국회의원들의 사랑을 그린 <내 연애의 모든 것>(에스비에스)이 신하균과 이민정을 내세우고도 시청률에서 참패했던 터라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한 드라마 평론가는 “정치인이 로맨스의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나 판타지적이다. 아무리 멋있게 그린다 해도 롤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치 무대를 바탕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중 비교적 호평을 받은 것은 <시티홀> 정도밖에 없다. <상속자들>(에스비에스)을 제외하고는 최근 로맨틱 코미디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걸린다. <총리와 나>의 전작인 <미래의 선택>도 시청률이 4%대에 머물렀다.
제작진은 “<총리와 나>는 무거운 정치 이야기가 아닌 알콩달콩 로맨스다.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범수도 “겨울이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하는데, 우리 드라마를 통해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옆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엘리트 공무원 강인호를 연기하는 윤시윤은 “<총리와 나>가 그리는 사랑을 (단순히) 총리의 사랑이 아니라 총리임에도 부족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사랑으로 봐달라”고 했다.
이범수·윤아·윤시윤 외에 총리실 공보실장으로 채정안, 야심만만한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류진이 출연한다. 아역 배우 최수한·전민서·이도현은 우리, 나라, 만세 3남매로 분해 ‘아빠’ 이범수와 ‘가짜 엄마’ 윤아의 사랑을 완성시킬 징검다리가 된다. 첫 방송은 9일 밤 10시.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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