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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자기 복제하고…베끼고…‘꽃할배 어디가?’

등록 2013-11-06 20:12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한국방송·중견 여배우들의 여행기)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한국방송·중견 여배우들의 여행기)
흥행 작가 드라마 후속 ‘시즌2’ 성격
뜨는 예능 프로도 포맷 베끼기 극성
“복제 넘어 창의성 고민해야” 목소리
아역 배우 김유정이 바다를 뒤로하고 환하게 웃는다. 친모를 포함해 가족들은 김유정이 어릴 적에 바다에 빠져 죽은 줄 안다. <메이퀸>의 한 장면일까? 아니다. 김유정이 자라면 한지혜가 아니라 유이가 된다.

2일 첫회가 방송된 <황금무지개>는 1년 전 방영돼 마지막회 시청률 26.4%(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한 <메이퀸>과 여러모로 닮았다. 여주인공 출생의 비밀이 밑바닥에 깔려 있고, 인물 간 선악 구도도 뚜렷하다. 악덕 기업의 횡포 또한 계속 이어진다. 게다가 문화방송 주말극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여주인공 아역까지 똑같다. 오죽하면 <황금무지개>의 강대선 피디조차 제작발표회에서 “<황금무지개>는 <메이퀸>과 닮은 형제 같다”는 표현을 썼을까. 둘 모두 손영목 작가가 썼으니 그럴 만도 하다. 전작의 흥행에 기댄 일종의 자가 복제인 셈이다.

김은숙 작가나 문영남 작가도 자기 복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작가는 <상속자들>(에스비에스)에서 <파리의 연인>과 <시크릿 가든>에서 이미 다룬 얘기를 장소만 사무실에서 고등학교로 바꿔 다시 하고 있다. 애정이 결핍된 한기주(파리의 연인)·김주원(시크릿 가든)·김탄(상속자들)은 부잣집 의붓형제들 같고, 생기발랄한 강태영(파리의 연인)·길라임(시크릿 가든)·차은상(상속자들)은 가난한 집안 의붓자매들 같다. 문영남 작가도 <조강지처클럽>과 <수상한 삼형제>에 나온 캐릭터의 사촌 같은 인물들을 <왕가네 식구들>로 호출해내고 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김은숙 작가의 말처럼, 자신이 제일 잘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장르의 확장은 제자리걸음이다.

자가 복제는 아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복제에 복제가 거듭되고 있다. 아빠와 아이들의 1박2일 여행기를 담는 <아빠! 어디 가?>(문화방송)는 아빠의 좌충우돌 육아 일기인 <슈퍼맨이 돌아왔다>(한국방송)로 변주됐고, 더 나아가 조부모가 손주들을 돌보는 <오! 마이 베이비>(에스비에스)로 복제됐다. 사나이들의 땀과 우정을 다루는 군대 체험기 <진짜 사나이>(문화방송)는 119 구조대를 체험하는 <심장이 뛴다>(에스비에스)로 이어졌고, 한국방송은 경찰 체험기 <이상무>를 준비중이다.

어르신들의 배낭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할배>(티브이엔)에 대한 폭발적 관심 이후에는 유사한 포맷의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한국방송·중견 여배우들의 여행기·사진), <난생처음 여행단>(엠비시에브리원·일반인 엄마들의 여행기)이 제작됐다. 두 프로그램 모두 <꽃보다 할배>처럼 ‘짐꾼’이 등장한다. 육아, 체험, 여행이라는 같은 양념을 갖고 맛도 모양도 비슷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꼴이다. <에스엔엘 코리아>(티브이엔)는 ‘전국 안녕하세요 꽃보다 진짜 사나이 할배 무한도전하러 어디가, 스플래시’라는 예능 프로그램 제목을 지어내며 베끼기 풍조를 비꼬기도 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복제를 해도 시청률이 나온다면 면죄부가 될 수는 있다. 시청자들이 그런 드라마나 예능을 보고 싶어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중문화평론가들은 요즘 작가나 피디들은 큰 고민 없이 ‘검증’된 것만 따라 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한다. 복제를 넘어 창의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그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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