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고다 이순신>(한국방송2)의 순신이 엄마 김정애(고두심), <금 나와라 뚝딱>(문화방송)의 몽희 엄마 윤심덕(최명길)
KBS2 ‘미래의 선택’ 고두심·최명길
대기업회장·미래에서 온 여인 ‘변신’
고두심 “화려한 옷 처음이라 신나”
최명길 “내 또래 연기 폭 다양해지길”
대기업회장·미래에서 온 여인 ‘변신’
고두심 “화려한 옷 처음이라 신나”
최명길 “내 또래 연기 폭 다양해지길”
뽀글뽀글 머리에 추레한 바지,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주름진 얼굴. <최고다 이순신>(한국방송2)의 순신이 엄마 김정애(고두심·왼쪽)는 그랬다. <금 나와라 뚝딱>(문화방송)의 몽희 엄마 윤심덕(최명길·오른쪽)도 무능력한 남편과 시집살이에 지쳐서 한숨만 깊었다. 그런 ‘엄마들’이 변했다. 고두심(62), 최명길(51)은 14일 시작된 <한국방송> 2텔레비전 새 월화극 <미래의 선택>에서 ‘누구의 엄마’라는 틀에서 벗어나 색다른 캐릭터를 선보인다.
고두심은 <미래의 선택>에서 와이비에스(YBS) 방송국 회장 이미란을 연기한다. 뼛속까지 보수적인 재벌로, 차갑고 냉정하고 이기적이지만 손자 박세주(정용화)에게만은 모든 것을 내주는 할머니 역이다. 실제로도 쌍둥이 손자를 둔 ‘손자 바보’ 할머니인 고두심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호텔과 리조트까지 갖고 있는 대기업 총수는 거의 처음 하는 역할이다. 지금껏 안 해본 영역이라서 많은 경험이 될 듯하고, 나 자신에게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어제 촬영 모니터링을 했는데 눈을 감았다가 딱 뜨는 모습이 정말 카리스마 있어보였다”며 고두심의 재벌 총수 연기에 엄지를 세워 올렸다.
재벌이니만큼 의상도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늘 몸뻬 바지만 입다가 화려한 옷은 처음 입는다. 운동화 신고 편안한 차림을 하다가 촬영 때는 굽 높은 구두를 하루 종일 신는데 불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껏 안 입어본 의상을 입을 것을 생각하니 신난다.” 고두심은 촬영 중간에 조명을 준비하는 시간에도 대본을 들고 상대 연기자와 계속 호흡을 맞춰보며 베테랑 연기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역할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는 최명길은 독특한 변신을 했다. 32살 나미래(윤은혜) 앞에 등장해 25년을 거슬러 왔다며 “내가 미래의 너”라고 주장한다. ‘미래에서 온 나미래가 확실한지, 아니면 그냥 미친 여자일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최명길은 “누구의 엄마, 며느리도 아닌, 내 나이 또래에는 그동안 없던 역할이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는 느낌 때문에 조금 힘들었는데 대본을 보니 정말 재밌고 흥미롭다. 배우 최명길의 또다른 영역이고, 시청자들도 새롭게 봐주실 것 같다”고 했다.
최명길은 설정상 ‘미래의 윤은혜’이기 때문에 윤은혜와 키를 맞추기 위해 높은 굽을 계속 신고 촬영에 임하고 있으며, 윤은혜의 손동작, 눈동작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따라 하려 애쓰고 있다. 머리에 컬러도 살짝 넣어서 “나름대로 파격적인 머리 스타일”을 연출했다. 윤은혜는 “지금은 (최명길) 선생님이 더 ‘나미래’ 같아서 내가 배우고 있다. 굉장히 깜찍하고 귀여우시다”고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명길은 “내 또래 연기자들은 많은 것을 갖고 있는데도 역할이 한정돼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연기 폭이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베토벤 바이러스>와 <더킹 투하츠>의 홍진아 작가가 쓰는 <미래의 선택>은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미래를 알고 나를 지도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윤은혜·정용화·한채아·최명길·고두심과 함께 이동건이 5년 만에 ‘욕신’(욕 잘하는 그의 배역 ‘김신’의 별명)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와 관심을 모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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