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도>
지상파 ‘파일럿 예능’ 10여편 경쟁
가을개편 앞 시청률 올리기 ‘불꽃’
가을개편 앞 시청률 올리기 ‘불꽃’
한마디로 ‘사느냐 죽느냐’의 싸움이다. 살아남으면 ‘정규’요, 밀리면 ‘시한부’로 끝난다.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의 운명이 그렇다.
8월 이후만 따져도 지상파 방송 3사가 선보였거나 곧 방송할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은 10편이 넘는다. 가을 개편을 앞두고 시청자들을 상대로 한 ‘간 보기’가 한창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은 광고를 담보하기 때문에 경쟁이 아주 센데 <꽃보다 할배> 등 케이블 채널 예능이 선전하다 보니 지상파 예능 피디들의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해졌다”고 전했다.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은 지난주 김수미 등 베테랑 여자 연기자들의 국내 여행기를 담은 <마마도>, 대국민 중매 오디션을 표방한 <너는 내 운명>을 내보냈다. <마마도>는 <꽃보다 할배>(티브이엔)의 아류라는 비판도 받았으나 시청률은 10.2%(닐슨코리아 조사)로 높은 편이었다. 금요일 밤 <나 혼자 산다>(문화방송)에 맞불을 놓은 <너는 내 운명>은 시청률이 5.5%에 그쳤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은 이외에도 신현준·정겨운·정형돈·성규(인피니트)가 나오는 바다 위 버라이어티쇼 <바라던 바다>를 11일부터 3주 연속 내보낸다. 이현우·추성훈·이휘재 등 아빠들의 48시간 ‘리얼 육아 일기’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추석 연휴에 방송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강봉규 피디는 “일상에서의 아빠와 아이들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이휘재가 120일밖에 안 된 쌍둥이를 돌보는 모습 등을 진정성 있게 화면에 담아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에스비에스>(SBS)의 예능 시험도 계속된다. 이미 <월드 챌린지-우리가 간다>와 <슈퍼매치>를 선보였고, 6일에는 <심장이 뛴다>가 방송된다. 조동혁·박기웅·전혜빈이 부산 해운대에서 소방대원으로 근무하는 모습을 찍었다. 출연자들은 “이렇게 리얼하고 지독한 예능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추석 때는 김수로·임창정·김민종의 1인 다역 캐릭터쇼 <멋진 녀석들>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우리가 간다>와 <심장이 뛴다>는 정규 편성이 될 것 같은데, <슈퍼매치>는 2부 시청률이 저조했기 때문에 아직 고심중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던 <나 혼자 산다>와 <이야기쇼 화수분>을 정규 편성한 <문화방송>(MBC)에서는 <어서 오세요>와 <위인전 주문 제작소>가 파일럿 예능으로 대기중이다. <어서 오세요>는 서경석과 김정태 등이 터키에서 선발한 대학생 8명과 2박3일간 한옥 마을에서 촬영했다. <위인전 주문 제작소>는 김구라·김성주·이기광(비스트)·보라(시스타)가 유명 인사의 의뢰로 맞춤형 영상 위인전을 제작하는 내용이다. 문화방송 관계자는 “정규 프로그램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정규화는 기존 프로그램 운명과도 연결된다. 고정 프로그램 피디들이 ‘박 터지는’ 파일럿 프로그램 서바이벌 경쟁을 마냥 편안하게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이 폐지 영순위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슈퍼맨이 돌아왔다>
<심장이 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