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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웃자고 만든 ‘예체능’ 갈수록 장난 아닌데…

등록 2013-08-26 16:43수정 2013-08-26 20:42

KBS2 ‘우리동네 예체능’
탁구·볼링 이어 배드민턴…
동네 숨은 고수들과 한판
“예능에 포커스 맞췄는데
하다 보니 체육이 된다”

같은 시간 시청률 1위로
동호인·관련매출도 ‘껑충’
“잠시만요.”

이지훈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날숨에서도 긴장감이 묻어난다. 체육학과 출신이라는 부담 때문일까. 한참 뒤 이지훈은 자세를 가다듬고 배드민턴 라켓을 곧추세웠다. 매서운 눈빛은 <우리동네 예체능>(한국방송2·이하 <예체능>)이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사실 자체를 잊게 만든다. 복식 파트너 이만기도, 그리고 응원하는 다른 출연자들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승부 앞에서 연예인과 동호인의 경계는 허물어진다. 오죽하면 이수근이 “예능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하다 보니 체육이 된다”고 할까.

<예체능>은 최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별관에서 펼쳐진 전남 화순군 배드민턴 동호인들과의 승부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서울 중곡동, 경기 고양 중산동, 부산 두구동 팀에 연달아 패한 뒤 4번째 동네 스포츠 고수들과의 맞대결이었다. 진행자 강호동·이수근·최강창민(동방신기)을 비롯해 이만기·이종수·조달환·존박·이종수·이지훈·찬성(2PM)·필독(빅스타)으로 구성된 <예체능> 팀은 ‘1승’에 목말랐던 터. 찬성은 “나름대로 운동신경이 좋은 편인데, 배드민턴은 그런 믿음이 허망하게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종수는 “배드민턴 꿈까지 꾼다”고 했다.

탁구와 볼링에 이어 배드민턴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최소 1년 구력의 셔틀콕 동호인들을 이기는 게 기적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100위권 밖 선수가 세계 1위 선수를 꺾을 수도 있는 게 스포츠다. 제작진 섭외, 동료 추천으로 구성된 <예체능> 팀이 ‘본업’ 활동 이외의 많은 시간을 배드민턴 훈련에 쏟아붓는 것도 이러한 믿음 때문이다. 최강창민은 일본 공연 준비 중 일본 배드민턴 국가대표 코치와 선수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예체능>은 땀을 흘린 만큼 진가가 발휘된다. 땀을 흘린 가운데서 실력을 발휘하고, 솔직함, 정직함으로 승부하고 싶다.”(강호동)

<예체능> 팀이 상대하는 동호인들은 사전 인터뷰를 통해 뽑는다. <예체능>의 최재영 작가는 “지역 동호인을 상대로 누리집을 통해 1차 참가 신청을 받고, 오디션 날짜를 공지한다. 평균 100명 정도를 직접 인터뷰한 뒤 실력, 사연 등을 고려해 10명을 추린다”고 했다. 전남 화순군의 경우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의 고향이라서 그를 언급하는 동호인이 여럿 됐다. 이용대가 선물로 준 라켓을 들고 온 동호인도 있었다. 119구급대원, 복권방 주인 그리고 방과후 한자 선생님 등 직업도 다양했다. 5전3선승제의 경기가 시작되면 코트 위에는 탄식과 환호만 남는다. 예능이 발붙일 곳은 없다. 제작진도 “예능과 스포츠의 균형을 맞추는 줄타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경기 뒤 꼭 챙기는 단어는 ‘팀’이다. 강호동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생활체육회 집계로, <예체능> 방송 이후 전국 탁구장 동호인 수는 평균 20% 늘었고, 볼링장 매출액은 30~40% 상승했다. 지난 20일 방송은 자체 최고 시청률 8.4%(닐슨코리아 집계)를 찍으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전남 화순 동호인들과의 대결은 9월3일 전파를 탄다. <예체능> 팀은 과연 1승을 거뒀을까.

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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