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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우린 ‘을’이라도 되고 싶다”

등록 2013-06-19 17:01수정 2013-06-19 20:25

연기자 나문희(오른쪽 둘째)씨가 19일 서울 여의도 시시엠엠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연기자노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연기자 유승봉, 한영수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위원장, 나문희, 연기자 기정수 /김태형 기자
연기자 나문희(오른쪽 둘째)씨가 19일 서울 여의도 시시엠엠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연기자노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연기자 유승봉, 한영수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위원장, 나문희, 연기자 기정수 /김태형 기자
3월 종영 ‘아들 녀석들’ 배우
제작사 폐업 7억여원 못받아
방송3사 합하면 43억이나 돼
연기자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3월 종영한 <문화방송>(MBC) 주말극 <아들 녀석들>이 불을 댕겼다.

한영수 한국방송연기자노조(한연노) 위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시시엠엠빌딩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아들 녀석들>은 주말 드라마로 방송의 얼굴과도 같은데, 문화방송은 재무 구조도 확인 안 된 신생 제작사에 편성을 맡겼고 제작사는 드라마 종영 뒤 폐업했다. 그런데도 문화방송은 책임을 회피한 채 임금을 깎자고 한다”고 밝혔다.

<아들 녀석들> 제작사인 투비엔터프라이즈가 미지급한 출연료는 7억원가량이다. 출연료를 포함해 제작비를 제작사에 모두 준 문화방송은 ‘계약 연기자’는 출연료의 90% 정도를 지급하고, ‘등급 연예인’은 전액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송사마다 연기자별로 매긴 등급으로 출연료를 주는데, 일부 유명 연기자는 따로 출연료를 정하는 ‘계약 연기자’로 불린다.

한연노는 ‘전체 출연료의 90%’라는 조건에 반발하고 있다. 문화방송이 제시한 ‘출연료 90%’는 미지급분의 90%가 아니라 전체 출연료의 90%에 맞추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체 출연료가 1000만원이고 미지급금이 500만원이라면, 문화방송은 1000만원의 90%인 900만원 중 미지급된 4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얘기다. 미지급금이 적으면 받는 돈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아들 녀석들>에서 ‘우 여사’로 출연한 베테랑 연기자 나문희(72)는 기자회견에서 “전체 출연료의 90%만 받으라고 하면, 이미 90%를 받은 사람은 어떻게 되겠느냐. 연기자는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못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한연노 자료를 보면, 나문희가 받지 못한 출연료는 7920만원이다. 이성재가 1억1000만원, 명세빈이 5000만원, 김용건이 6450만원, 서인국이 4752만원을 받지 못했다.

<아들 녀석들>뿐만 아니라 문화방송 일일극 <오자룡이 간다>도 4월부터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고 있다. 한연노는 “5월17일에 드라마가 종영됐는데 제작사가 연락 두절이다. 정황상 출연료를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오자룡이 간다>의 미지급 출연료는 1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방송 3사 프로그램 미지급 출연료는 모두 42억7400여만원(한연노 집계·<오자룡이 간다> 포함)이다. 문화방송 쪽이 18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방송>(KBS) 쪽이 13억원, <에스비에스>(SBS) 쪽이 12억원가량이다. 한영수 위원장은 “지상파 방송 3사의 미지급 규모가 역대 최대치(2010년 43억원)에 근접했다. 지상파 3사 양심이 다 죽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뒤 열린 ‘우리는 을이라도 되고 싶다’는 제목의 방송 연기자 포럼에서 연기자 차기환은 “방송 연기자들은 임금조차 상습적으로 떼어먹히는 고통 속에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다. 근로자의 지위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예술가도 아니면서 노동자도 아닌 유령으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 ‘을’이라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연노는 조합원 4531명 중 지난해 출연료 소득이 1020만원 이하인 이들이 70.5%라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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