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먼지가 되어’는 이제 그만~

등록 2013-06-12 20:01

6일 인천 삼산동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오디션 지원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슈퍼스타 케이(K) 5> 지역 예선이 진행되고 있다.  엠넷 제공
6일 인천 삼산동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오디션 지원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슈퍼스타 케이(K) 5> 지역 예선이 진행되고 있다. 엠넷 제공
‘슈퍼스타 K5’ 인천예선 현장

너도나도 시즌4 화제곡 불러
기타 든 중·고 남학생들 ‘북적’
제복입은 군인 참가자도 늘어
“이젠 ‘먼지가 되어’를 들으면 먼지가 되는 듯하고, ‘지우개’를 들으면 내가 지워질 것만 같다.”

<슈퍼스타 케이(K) 5>(<슈스케 5>)의 이선영 피디(PD)가 순간 지친 표정을 지었다. 이것 하나만은 확실한 듯했다. <슈스케 5> 예선에서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나 알리의 ‘지우개’를 부르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지원자들이 너무 많이 불러서 심사위원들 귀가 너덜너덜해졌기 때문이다. 이 피디는 “지난 시즌 화제가 된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밤에 잘 때도 계속 그 노래가 생각난다. 가창력이나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지역 예선 현장. 가로 2m, 세로 3m 크기의 25개 부스마다 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부스 안에는 <엠넷>(Mnet) 작가나 음악 피디, 엔지니어들이 두 명씩 짝을 이뤄 앉아 있다. 한 곡만으로 오디션이 끝난 지원자가 있는 반면 여섯 곡까지 부른 지원자도 있다. 심사위원한테서 노래 주문이 많다면 합격에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그 순간에도 ‘먼지가 되어’는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이번 시즌에는 기타를 들고 참가한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시즌4에 출연한 고등학생 유승우의 영향이다. 발랄한 10대부터 진중한 60대까지 참가자 연령층도 다양했다. 친구 두 명과 짝을 이뤄 출전한 권지연(11·인천 심곡초 5)양은 “댄스 가수가 꿈이다. 방과 후 2~3시간씩 넉 달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목사 이재신(63)씨는 “소리와 발성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는데 방송을 통해 소리 에너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는 이색적인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번이 <슈스케> 두번째 도전이라고 했다.

문현민(22사진 오른쪽) 상경과 김태훈(21) 일경
문현민(22사진 오른쪽) 상경과 김태훈(21) 일경

이선영 피디는 “어떤 분들은 합격이 안 될 줄을 알면서도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종의 연례행사처럼 오디션에 참가한다. 30, 40대 직장인 분도 많은데 1년에 한 번은 꿈을 위해 노력했다는 식으로 위안을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슈스케> 도전자는 2009년 시즌 1이 71만여명, 2010년 시즌 2가 135만여명, 2011년 시즌 3이 196만여명, 2012년 시즌 4가 208만여명으로 매해 늘어왔다. 엠넷 관계자는 “<슈스케 5> 지원자 수도 시즌 4와 엇비슷할 것 같다”고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실용음악학원에 ‘슈스케 준비반’도 생겨났다. 미리 음악학원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참가하는 도전자도 많아졌다. 이상민(14·오산 매홀중 2)군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말끔한 외모의 이군은 보컬 트레이너의 추천으로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최백호의 ‘세월이 가면’을 불렀다. 심사위원의 요구에 세 곡을 더 열창했다. 이선영 피디는 “음악학원을 다니고 보컬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당연히 평균치가 높기는 한데, 개성이 없는 경우도 더러 있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목소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즌 4에서 현역 군인인 김정환씨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제복을 입고 참가하는 지원자도 부쩍 늘었다. 충남 태안 신진도에서 해양경찰로 복무중인 문현민(22·작은 사진 오른쪽) 상경과 김태훈(21) 일경도 제복을 입고 부스 안에 섰다. 김 일경은 시즌 3 때 3차 예선까지 올라갔고, 입대 뒤 문 상경과 뜻이 맞아 이번에 다시 도전했다. 동료애와 음악 사랑으로 뭉친 둘은 “한 명만 합격하면 (다음 관문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스케 5>는 시즌 1~4와 달리 ‘찾아가는 오디션’을 표방한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전북 익산 등 중소도시를 다니면서 숨은 인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선영 피디는 “대도시에서만 예선을 하니까 못 오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은 중소도시의 어린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시즌에 <슈스케>를 처음 맡은 그는 “시청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으나, 시즌 5를 잘하면 롱런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 수 있는 만큼 본질은 잃지 않고 최대한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28일 제주 예선으로 시작된 <슈스케 5>는 22일 대전을 거쳐 29~30일 서울 예선이 진행된다. 지역별로 3차까지 진행되는 예선을 통과한 100여명은 2박3일 동안의 ‘슈퍼 위크’를 통해 생방송 진출자가 가려진다. <슈스케 5>는 8월9일 첫 회가 방송된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한겨레 날뉴스] ‘김한길 긴급 회견’ 기사가 신문에서 사라진 이유는?
류현진 내일 애리조나전 등판, 난공불락 코빈을 삼켜라
‘박정희 기념공원’ 조성, 주민들이 열렬히 원한다고?
다음주 초 중부지방부터 장마 시작
[화보] 주인 잃은 마이크…남북회담 무산에 ‘허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