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의 <아빠! 어디 가?>
영화·드라마·예능 등
아빠 코드 대중문화 점령
‘아빠!어디가?’에선 친구같이
‘나혼자…’에는 기러기 아빠
외환위기 이후 다시 주목
“아버지라는 가부장 모습 대신
아빠 단어에서 가족사랑 찾아”
아빠 코드 대중문화 점령
‘아빠!어디가?’에선 친구같이
‘나혼자…’에는 기러기 아빠
외환위기 이후 다시 주목
“아버지라는 가부장 모습 대신
아빠 단어에서 가족사랑 찾아”
여기도 ‘아빠’, 저기도 ‘아빠’다.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레 미제라블>부터 드라마 <내 딸 서영이>와 <천명> 그리고 다큐 예능 <아빠! 어디 가?>와 <개그콘서트>의 ‘나는 아빠다’까지 대중문화에 부성애 코드가 넘쳐난다. ‘아빠 코드’는 공연계까지 번져 부성애를 주제로 한 작품뿐만 아니라 아빠와 함께하면 선물까지 주는 이벤트까지 생겨났다. 왜일까.
■ 아버지보다는 아빠 <문화방송>(MBC)의 <아빠! 어디 가?>(사진)는 아빠와 아이의 좌충우돌 1박2일 여행기다. 아이 키우기는 주로 엄마의 몫이었지만, <아빠! 어디 가?>에서 아빠와 아이는 엄마 없는 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소통하기 시작한다. 친구 같은 아빠를 원하는 시대상이 투영되면서 대중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아빠! 어디 가?>의 김유곤 피디는 “‘아버지’라는 말에는 가부장적인 가치관에서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가장의 모습이 보이는 반면, ‘아빠’라는 단어에는 가족 간의 사랑이 녹아 있다. ‘아빠’라는 단어 자체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말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그콘서트>가 최근 선보인 ‘나는 아빠다’에서도 김대희, 박성호, 홍인규, 송준근 등이 아빠로서의 애환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다른 코너 ‘아빠와 아들’이 먹을 것만 탐하는 뚱뚱한 부자의 모습을 다뤘다면, ‘나는 아빠다’에서는 ‘딸 하나’, ‘딸 셋’, ‘아들 하나’ 등을 외치며 양육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 남자 이야기 속의 아빠 ‘남자가 사랑할 때’라는 같은 제목의 드라마, 영화, 뮤지컬, 노래가 동시에 나올 정도로 요즘 대중문화는 ‘남자’와 ‘남자의 세계’에 주목한다. <정글의 법칙>과 <맨발의 친구들>(이상 에스비에스), <나 혼자 산다>와 <진짜 사나이>(이상 문화방송), <인간의 조건>(한국방송2)의 출연자들도 거의 남자다. 방송가에서는, 특정 상황과 맞닥뜨린 출연자들의 실제 모습을 밀착해 카메라에 담는 다큐 예능에서 남자를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다큐 예능의 곁가지로 아빠 코드, 군대 코드가 등장한다고도 할 수 있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러기 아빠’ 이성재와 김태원이 노홍철과 데프콘 등 노총각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의 삶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아이 유학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사는 아빠의 이야기는 그동안 <우아한 세계> 등의 영화 소재로 쓰였지만 예능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적은 없다. <나 혼자 산다>에서 이성재는 혼자서 봄맞이 청소를 하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애견에게 온 정성을 쏟는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과의 벽을 허물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나 혼자 산다>를 보면 그동안 몰랐던 기러기 아빠들의 일상이 보인다. 결국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독신이든 독거이든 남자가 혼자 살 때의 방법론이 흥미롭게 다가온다”고 했다.
■ 가족 보호자로서의 아버지·아빠 24일 처음 방송되는 수목극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한국방송2)는 조선 중종 말년(1544년)을 배경으로 궁중의 권력 암투 속에서 백혈병에 걸린 딸을 살리려고 악전고투하는 내의관 의원 최원(이동욱)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진서 피디는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방점은 부성애다. 지금까지 오롯이 부성애를 강조하는 사극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에스비에스>(SBS)의 새 주말극 <출생의 비밀>에서도 유준상이 천재 딸을 홀로 키우는 아빠로 나온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어깨가 처진 아버지들을 위로하기 위한 부성애 코드가 넘쳤다. 하지만 그때와는 접근법이 다르다. 당시에는 힘내야 할 주체가 ‘아버지’로 한정됐으나 지금은 ‘가족’ 모두로 확대돼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세상이 각박하고 경쟁까지 치열하다 보니 가족 코드 안에서 가족 대표자, 보호자로서의 아버지를 원하고 있다. 힘든 사회에서 무서운 아버지가 아니라 따뜻한 아버지를 요구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원더풀 마마>(에스비에스), <최고다 이순신>(한국방송2), <나는 에미(M)다>(티브이엔) 등 ‘엄마 코드’도 여전히 방송에서는 건재하다. 힐링을 위한 ‘가족 코드’가 최대 화두가 되는 시기에, 한계점에 부딪힌 ‘엄마 코드’를 대신해 그동안 소홀히 다뤄졌던 ‘아빠 코드’가 새로운 시도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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