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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연예병사 ‘비’ 외박 71일…‘특혜’ 아닌 ‘밤샘 노동’이라고?

등록 2013-01-04 15:29수정 2013-01-05 11:57

열애를 인정한 배우 김태희와 비
열애를 인정한 배우 김태희와 비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휴가·외박 71일…4일에 한번꼴, 특혜 의혹 제기
군 “예산 부족…스튜디오 밤·새벽 이용 탓” 해명

친절한 기자 정치부 하어영입니다. 새해 첫 날 국방부 기자실은 열애설로 들썩였습니다. 그 날 국방부 누리집은 접속이 어려웠습니다. 접속의 폭주는 비 디도스 공격이었던 셈이죠. 연예병사 정지훈 상병(이하 비)의 연애는 연예보다 연애에 충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대상이 김태희였기때문이 아닐까요. 이번 열애설로 비가 달성한 태(희)혜(교)지(현) 그랜드 슬램 달성에, 남성 모두가 열폭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지울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태’와는 군 복무 중 열애설이니, 김연아로 치자면 삼촌이 만들어준 눈썰매를 타고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거나, 박태환이라면 발차기 없이 팔젓기로만 세계선수권을 석권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부러움까지. 물론 김태희가 아니었어도 곧은 심성의 ‘깨시민’이 모여 그의 복무 규율을 문제 삼았을 것이라는 제 짐작은…, 맞는 거죠?

열애설에 대한 관심은 이내 다른 곳으로 옮아갔습니다. 연예병사 특혜논란입니다. 연예병사는 1996년부터 배우,개그맨, 가수, MC, 작곡가 등으로 활동하다 입대해 국방홍보지원대에 선발된 특기병입니다. 군대를 두 번 다녀온 싸이, 10년 넘게 입국조차 못하고 있는 유승준(스티브 유) 등의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군 전체가 주말에는 외박할 수 있게 해달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이어집니다(물론 제대를 시켜줘도 김태희와는 사귈 수 없을 것이라는 입바른 소리, 엄존합니다).

특혜라니. 비의 군복무 날 수를 세어봅니다. 연예병사 기간만 300일(전체 450일 정도) 조금 넘습니다. 외박의 횟수는 71일. 4일에 한번 꼴입니다. 그 중 25일은 서울의 스튜디오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왜 꼭 밤이어야 했냐고요. 군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 스튜디오 대여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밤·새벽을 주로 이용했다”고 답했습니다. 국방예산 삭감의 얘기는 여기서도 나옵니다. 입법부의 예산조정의 권리에 안보경시로 맞서는 군의 논리는 비의 특혜논란에 와서 결국 ‘박한 국방예산 때문에 야간노동의 가혹함을 피할 수 없었다’는 논리와 맞닿습니다. 비가 71일의 외박이 아니라 71일의 밤샘 노동을 감당했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여기서, 비와 김태희의 사랑을 밤샘노동에서 꽃 핀 사랑이라는 정도로 봐주면 어떨지, 이런 못난 상상을 해봅니다. 비를 편들 이유는 없습니다. 국방부는 비를 이용해 과도하게 홍보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는지, 비는 그것을 이용해 특혜를 누리려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다시 군은 그 특혜를 눈감아주지는 않았는지. 쏟아지는 비난을 비 개인이 아닌 연예병사제도라는 틀에서 조직이 나눠야 하는 게 정당하다는 게 제 뜻입니다.

정 상병의 월급은 이번달 11만7000원, 그가 잠드는 2층 침대는 양팔을 뻗으면 손이 쑥 나오는 크기입니다. 지금 타자를 두드리는 기자실에서 5분 거리인 그 곳에서 정 상병은 자숙 중입니다.

징계위를 앞둔 비의 마음을 누가 알까요. 사랑으로 극복하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영창대기하는 일반 병사처럼 주말에 애인이 찾아와 위로를 해줄리도 만무합니다. 이미 그녀는 해외여행을 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창을 가느냐”는 질문에 저는 “아니다”라고 확신에 찬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징계위원회가 열리면 결론이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근신 정도가 아닐까하는 게 군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공무상 출장 중에 3회 김태희를 만난 것, 1회 군모를 쓰지 않은 것으로, 그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하어영 정치부 통일외교팀 기자
하어영 정치부 통일외교팀 기자
따지고 보면 150일의 외박·휴가를 나간 방송인 붐도, 117일을 밖에서 보낸 가수 성시경도 특혜 논란은 있었지만 비처럼 ‘당장 잡아 들이라’는 거센 비난에 직면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또 한 사람, 지난해 4월에 제대한 김형수 병장도 휴가일수가 73일에 달합니다. 누구냐고요. 김태희씨의 동생 배우 이완입니다. 뜬금없이 들리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비가 아니라도 법의 판단, 판사의 결정이 없는 인신 구속인 영창제도는 없어져야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합니다.(물론 전시는 다른 고려가 필요하겠죠)

마지막으로 오종혁 병장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클릭비 멤버로 배우생활도 했던 그가 전역을 미루고 혹한기 훈련을 받겠다고 하네요. 경험해 본 분은 아시겠지만, 혹한기 훈련은 ‘1박2일’에서 웃으며 즐기는 정도와는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오줌발이 언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그 때 알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가 건강하기를. 흠. 어쨌거나, 그랬거나 비보다 클릭비.

하어영 정치부 통일외교팀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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