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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해품달’ PD도 “파업 적극지지, 사쪽은 곡해 말라”

등록 2012-02-27 21:12수정 2012-02-28 08:45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드라마 PD들 성명 내
김재철 MBC사장 ‘법인카드 7억 펑펑’ 논란
노조, 2년치 사용명세 공개…“명품가방·고급미용실 결제”
“명품 가방, 진주목걸이를 사장 법인카드로 왜 샀나?”(<문화방송>(MBC) 노조)

“연기자, 작가 답례품으로 샀다. 누구에게 줬는지는 영업비밀이다.”(김재철 사장)

1월30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문화방송 노조가 27일 김 사장이 지난 2년 동안 쓴 법인카드 사용 명세(내역)를 공개하며 사적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사쪽은 “업무용으로만 썼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년 김 사장 이름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2억원이 넘고 비서진이 계산한 법인카드 사용액은 5억원”이라며 “직원 1600명인 김 사장의 씀씀이가 시민 1000만명의 서울시장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문화방송은 상법상 주식회사로 분류돼 사장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지 않고 있다.

국회에 결산보고를 하는 <한국방송>(KBS) 사장의 법인카드 월 한도액은 500만원이지만 문화방송은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다.

노조가 공개한 사용 명세를 보면, 김 사장은 명품 가방 매장과 고급 귀금속 가게, 여성의류 매장, 백화점 등에서 법인카드로 수천만원을 썼다. 국내 면세점과 항공기 기내에서도 면세 물품 구입에 1000만원 넘게 썼다. 고급 미용실과 화장품 가게 등에서도 사용했다. 휴일에도 수천만원의 결제가 이뤄졌다. 노조는 “서울, 부산, 대구, 경남 창원 등 특급 호텔 30여곳을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수시로 다니며 수천만원을 썼고, 호텔에서 개인 명의 사용 건수는 188건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사쪽은 특보를 내어 “법인카드는 업무 관련 용도로만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사쪽은 “전임 사장 시절 22억원에 그쳤던 협찬액이 김 사장 들어 2010년 46억원, 2011년 11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김 사장이 협찬을 위해 온몸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얻은 결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진숙 홍보국장은 “사장이 협찬을 따오려면 사람을 몇번 만나야 하고, 당연히 돈도 많이 들어간다. 활동도 하지 않고 사무실에 앉아서 적게 쓰는 게 낫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회사 운영을 위한 공식 회식이나 선물 구입 대금, 업무 협의를 위한 식사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미용실 결제를 두고는 “김 사장이 제작발표회 때 연기자들에게 선물하는 걸 많이 봤다. 명품 가방을 주거나 고급 화장품을 줬다. 강남 미용실에선 그런 비싼 화장품을 판다”고 설명했다. 잦은 호텔 이용에 대해선 “지난해 진주·창원 관계사 직원들 숙박과 식사비를 결제해주느라 비용이 많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문화방송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번주 중 이사회를 소집해 사쪽에 상세한 법인카드 사용 내용 제출을 요구하고, 노조가 제기한 의혹을 살필 계획이다. 한상혁 야당 쪽 이사는 “업무추진비를 갖고 임의로 개인들에게 선물 비용으로 썼다면 그 자체로 문제이며, 사장 말이 사실이라 해도 출연진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명품 가방을 사는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쪽 관계자는 “노조 요구에 응해 세세한 내역을 밝히진 않을 것이며, 수사기관의 요청이 온다면 다 밝히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
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

이날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해를 품은 달> 등 드라마 피디 51명 중 50명도 기명 성명을 내어 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드라마 구성원들은 이번 파업의 정당성에 공감하며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쪽은 이날 정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을 검찰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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