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티브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28일 오후 2시부터 지상파 3사의 디지털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지상파 3사와의 콘텐츠 재송신 대가 산정 협상이 이날 결렬된 데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770만가구에 이르는 케이블티브이 가입자들이 디지털 고화질(HD) 대신 화질이 떨어지는 아날로그 상태의 화면으로 지상파 방송을 보게 됐다.
케이블티브이 에스오들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한국방송2>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3개 채널에 대해 디지털 신호의 송출을 멈추고 관련 자막을 내보냈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티브이 에스오들은 지난 8월부터 지상파 콘텐츠 재송신 대가 산정 협의체를 구성해 협의를 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상파 쪽은 지상파 콘텐츠 사용 대가(사용료)로 케이블방송 가입자당 280원을 에스오들에 요구했고, 에스오 쪽은 수신환경 개선 등을 내세워 외려 지상파 쪽에서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가입자당 100원 안팎 사용료를 지상파 쪽에 내는 데 양쪽이 구두 합의했으나, 가입자 산출 방법과 콘텐츠 사용료 소급적용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호한 대처 의사를 밝혔다. 방통위 쪽은 “방송 중단 사태를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해 30일 개최하는 전체회의에서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사의 시청자 이익 저해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정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시청자의 권익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데도 방통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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