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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아이돌 되지 못한 아이돌

등록 2010-09-16 09:43수정 2010-09-16 14:31

[하니스페셜] 100 비트
‘그때 그런 그룹’으로 잊혀진 숨은 사연
얼마 전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식을 보며 아이돌 그룹을 떠올렸습니다. 지명 받은 선수들은 이제 기약 없는 1군 승격을 기다리며 2군에서 땀을 흘릴 겁니다. 하지만 1군에 올라간다 해도 끝나는 게 아니죠. 거기서도 주전 경쟁을 해야 합니다. 경쟁에서 밀리면 다시 2군으로 돌아가거나 은퇴하고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합니다. 아이돌 그룹 역시 마찬가지죠. 데뷔를 하고 티브이 무대에 선다 해도 이미 많은 인기와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는 또래 친구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겨내지 못하면 남은 건 ‘잊혀지는 것’뿐입니다. 이 글은 그렇게 잊혀진 아이돌, ‘그때 그런 그룹이 있었지’라고 넘기기엔 조금 더 할 얘기가 많은 ‘아이돌이 되지 못한 아이돌’에 관한 것입니다.

듀스 아닌 듀스의 운명

디베이스라는 이름을 기억하십니까? 듀스의 이현도가 만든 5인조 그룹이었습니다. 듀스의 해체 이후 이현도가 작정하고 만든 ‘듀스의 아이들’이었죠. 이현도가 음악감독을 맡아 2001년 발표한 첫 앨범 <디베이스>는 존재하지 않는 듀스의 4집 같은 앨범이었습니다. 그만큼 듀스와 흡사한 음악을 담고 있고, 음악적으로도 출중했다는 얘기죠.

앨범의 첫 싱글이었던 ‘모든 것을 너에게’는 영락없는 듀스의 새 노래 같았고, 듀스의 노래인 ‘상처’를 커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현도와 김성재가 없는 듀스는 의미가 없었던 건지 생각보다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이후 2인조로 재편되지만 그마저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디베이스는 최근 3인조로 정비하고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며 재시동을 걸었습니다.

기획사의 실패한 기획


배드 보이스 서클은 아이돌 특집에 넣기엔 망설여지는, 홍대 앞 촉망 받던 펑크 밴드였습니다. 실제로 너바나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해 ‘폴리’를 근사하게 커버하기도 했었죠. 인디 밴드가 메이저 기획사와 계약하는 게 이젠 흔한 일이지만 이들의 행보가 관심을 끌었던 건 당시 에이치오티(H.O.T.)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드 보이스 서클은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한 장의 앨범을 발표한 뒤 해체합니다. 에스엠의 1차 ‘밴드 아이돌’ 기획은 그렇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2차 기획인 트랙스마저도 아직까지는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의욕 앞선 첫 다국적 그룹

서클은 한국 최초의 다국적 아이돌 그룹이었습니다. ‘다국적’이라는 최근의 아이돌 경향을 10년 전에 이미 선보인 선구자적(?) 그룹이었죠. 지금이야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의 멤버를 영입하는 게 흔한 일이 돼버렸지만 1990년대 말까지는 ‘발상의 전환’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한국인 둘, 일본인 둘, 중국인 하나로 구성된 서클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화제만큼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멤버 교체와 멤버 축소 등의 문제로 흔들리다 2집을 끝으로 해체합니다.

그룹은 없지만 가수는 유명

오소녀는 음반 한 장 안 내고 3년 전에 해체했음에도 최근 화제가 된 그룹입니다. 오소녀 출신의 멤버들이 현재 모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서 그런 기현상이 벌어진 거였죠. 원더걸스의 유빈, 애프터스쿨의 유이, 티아라의 지원, 시크릿의 전효성, 그리고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솔로 가수 지나가 그 구성원이었습니다.

데뷔를 코앞에 두고 소속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와해된 비운의 그룹이었던 셈이죠.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런 좌절과 ‘헤쳐모여’는 한 번쯤 겪는 통과의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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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웹진 <보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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