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제작발표회장에 나란히 선 출연진. 왼쪽부터 박건일, 이진, 지연, 임주은, 이서진.
문화방송의 미니시리즈 공포물 <혼>(魂, 극본 고은님·인은아, 연출 김상호·강대선)이 더위에 지친 심야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심은하 주연의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납량특집물이다.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범죄 심리분석가 신류(이서진 분)가 펼치는 복수극이 큰 줄기를 이룬다.
류는 20년 전 어머니와 여동생이 연쇄살인범에게 참혹하게 살해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가족사의 비극은 신류에게 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선이 아니라 악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던 중 빙의(신들림) 능력을 가진 여고생 윤하나(임주은 분)를 만나고, 이를 계기로 신류는 공권력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악을 직접 처단하려는 행동에 나선다. 그러나 악에 대한 응징이 거듭되면서 신류 자신도 점차 악마성에 사로잡힌 괴물 같은 존재로 변해가고….
연출자 김상호 피디는 “현대인은 알지만 보이지 않는 것의 불확실성에서 공포를 느낀다”며 “그 알 수도 제어할 수도 없는 힘을 절대 악으로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점점 악마가 돼 가는 신류 역의 이서진은 “생소하기만 했던 범죄 심리분석가를 연기하기 위해 미국 드라마를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105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윤하나 역에는 임주은이, 악인도 교화될 수 있다고 믿는 이혜원 역에는 이진이 캐스팅됐다. 아이돌 그룹 ‘초신성’ 멤버인 박건일의 연기자 변신도 주목된다. <혼>은 최근 문화방송 자체 심의에서 표현의 잔혹성 등을 이유로 ‘19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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