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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지우고 ‘박정희’ 바로보기

등록 2005-05-12 17:19수정 2005-05-12 17:19



친일 행적·독재자 면모 다룬 만화 16일 나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만화 박정희>(백무현 글, 박순찬 그림)가 속살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과 독재자로서의 집권 시절을 돋을새김했다. ‘인간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경계하며 철저히 친일 인사, 독재자로서의 ‘박정희’만을 전달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최종 원고를 들여다봤다.

수미상관의 얼개= 책은 모두 8장이며 2권으로 묶여 있다. 주로 1권에 다카키 마사오(박정희의 창씨개명한 이름)와 장군 박정희가, 2권에서 대통령 박정희가 살아 있다. 책은 ‘궁정동의 총소리’로 시작해 ‘독재자의 종말’로 매듭지어진다. 이런 수미상관의 형식은 정치 논리에 따라 ‘박정희’가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닮았다.

눈으로 보는 박정희= 근현대사를 다룬 역사 만화답게 캐릭터도 사실적이다. 시사만화가 박순찬씨가 당대의 수많은 인물들을 펜으로 살렸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장교, 남로당 당원 등으로 부침하며 군인 정치가로 거듭나기까지 ‘박정희’가 압축적으로 그려져 있다. 정수장학회 사건, 인혁당 사건, 김형욱 실종 사건 등의 한 가운데 선 그의 모습이 이만큼 섬세하게 다뤄진 시각매체는 없었다.

이 장면= “배꼽 아래쪽에 인격이 있나.” 최근 부각되고 있는 권력가의 또 다른 그림자다. 연예인 100여 명이 거쳐 갔다는 궁정동 안가의 관립 요정, 한 신문사 회장과의 ‘기생 파티’, 뒤에 의문의 살해를 당한 정인숙을 만난 선운각 요정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이어 책은 “이런 엽색행각을 벌이고 있을 때인 1970년 11월13일”의 청계천 평화시장, 전태일에게로 바로 시선을 옮겨 시대의 아픔을 극대화한다.

왜 박정희인가= 책에 그닥 새로운 내용은 없다. 친일사는 여타 책보다 외려 간략하게 전하고 있다. 감수를 맡은 민족문제연구소의 박한용 연구실장은 “경제와 인권이 양립할 수 없다는 불행한 시대논리로 미화되는 해방 이후를 극복하는 게 우선할 과제”라며 “이미 드러나 있지만 대중은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을 만화라는 매체로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책은 본래 지난해 광복절에 맞춰 나오기로 했다. 이에 출판을 맡은 시대의창 김이수 주간은 “하다 보니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중간에 멈출 수 없었다”고 전한다. 44년전 쿠데타가 있었던 5월16일 전국 주요서점에 배포될 참이다. 각권 9900원.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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