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다큐 6부작 ‘누들로드’
국수서 동서양 교류 흔적 찾아
국수서 동서양 교류 흔적 찾아
국수 한 그릇으로 동서양의 문명사를 밝혀낼 수 있을까?
7일 저녁 8시에 방송하는 한국방송(1TV) <누들로드>는 박물관의 유물도, 유명 문화유산도 아닌 국수로 동서 문명이 교류한 흔적을 찾아 나선다. 중국 신장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 중인 2500년 전의 국수 그릇이 인류의 음식 문명사를 쫓는 실마리가 됐다. 인류가 어떻게 국수를 만들어 먹게 됐는지, 국수가 어떤 경로로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전달됐는지, 각 나라마다 국수는 어떤 의미가 있는 음식인지 등을 따라간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중국, 일본, 이탈리아 등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10개국을 2년간 뛰어다녔다. 6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데 든 비용은 모두 9억원. 국내 방송 전에 벌써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 중국, 대만, 홍콩, 헝가리 등 8개국에 방영권을 판매했다.
한국방송 다큐멘터리사상 최다 수상 기록을 낸 <차마고도>처럼 해외시장 판매를 겨냥해 만든 <누들로드>는 정통 다큐멘터리의 틀을 벗었다. 세계적인 아시아 퓨전요리 전문가이면서 영국 비비시의 음식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유명한 켄 홈을 프리젠터로 기용해 국외 시청자들도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편안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시공간을 초월한 인류의 음식 문명사를 보여주기 위해 재연과 특수 영상에도 공을 들였다. 국수 문화가 꽃 피웠던 중국 송나라 거리, 일본 에도시대,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지 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재현했다. 연출을 맡은 이욱정 피디는 “중국이나 일본처럼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돼 유동 인구가 많았던 지역에서는 가볍고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국수가 각광 받았다”며 “국수는 그때부터 이미 패스트푸드로서의 잠재성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피디는 취재 중에 먹은 가장 맛있는 국수로 히말라야 산맥 아래 작은 나라 부탄의 메밀비빔국수를 꼽았다. 그는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이 국수 한 그릇 먹으면서 국수에 숨겨진 인류 문명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누들로드>는 7일 방송하는 1편 ‘기묘한 음식’을 시작으로 내년 1,2월 ‘미라의 만찬’ ‘파스타 오디세이’ ‘아시아의 부엌을 잇다’ ‘인류 최초의 패스트푸드’ ‘세상의 모든 국수’를 차례대로 방영한다.
김미영 <씨네21>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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