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돌 기념 전국공연 나서는 인순이
데뷔 30돌 기념 전국공연 나서는 인순이
새 음반 ‘전설’ 내고 20여개 도시 순회
5월 남쪽 가수 첫 금강산 공연도 추진
“슬럼프 이겨내 스스로도 잘했다 생각”
“예술의 전당, 공연요청 거부…기준이 뭔지” 가수 인순이(51)가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5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는 “전설이고 싶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4월 말 발매 예정인 새 앨범 타이틀이 ‘전설’이란 뜻의 <레전드>이고, 4월 초부터 시작하는 전국 투어 콘서트의 제목은 ‘인순이는 전설이다’이다. 5월 중 금강산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성사될 경우, 남쪽 가수로는 처음으로 북녘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게 된다. 혼혈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이겨낸 그는 벌써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의 히트곡에 안주해 편안한 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기성 가수들과 달리, 쉰이 넘은 나이에도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현역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거위의 꿈>은 세대를 뛰어넘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수십년의 터울이 나는 후배 가수들과 함께 노래하고, 그들의 공연에도 열심히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1978년 여성트리오 희자매로 가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밤이면 밤마다> <실버들> 등이 크게 인기를 끌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무렵,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점점 잊혀져 갔다. “왠지 엘리트 같은 느낌이 나는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에게” 주눅이 들었다.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팬들이 저를 외면하고 다른 후배 가수들을 찾을 때 정말 가슴 아팠죠. 5~6년 정도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는데, 그때가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그때 그는 자신만의 밴드와 무용팀을 만들었다. 재즈를 배우고 뮤지컬에 출연했으며, 소극장 콘서트를 여는 등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텔레비전의 신규 프로그램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니터하며 “나를 불러주면 이렇게 할 텐데” 하고 혼자 가상 연습을 했다. 그때 만들었던 레퍼토리는 나중에 <열린음악회> 무대에 설 수 있게 한 밑바탕이 됐다. 그는 “오로지 팬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다”며 “지금 생각해도 미소를 짓게 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돌아봤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예술의 전당 공연에 대한 강한 집념을 나타냈다. “제 꿈이 있다면 내년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했으면 좋겠어요. 예술의 전당 쪽 요청대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낸 음반과 받았던 표창 등을 담은 서류를 제출했는데 이상하게 탈락됐어요. 기준이 뭔지 알고 싶어요.” 그는 “뉴욕 카네기홀에도 서류를 내고 통과돼 공연했는데 우리 (예술의 전당) 오페라홀에 대중가수가 설 수 없다는 게 섭섭하다”며 “가수도 팬도 세금을 내는 만큼 국민으로서 그곳에서 즐길 권리를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시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1인 시위를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데뷔 30주년 투어는 오는 4월 3~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해 전국 20여 도시를 도는 연중 기획이다. 현악기가 포함된 33명 대형 밴드와 코러스 20여명, 무용단 14명이 펼치는 대형 공연이다. 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5월 남쪽 가수 첫 금강산 공연도 추진
“슬럼프 이겨내 스스로도 잘했다 생각”
“예술의 전당, 공연요청 거부…기준이 뭔지” 가수 인순이(51)가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5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는 “전설이고 싶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4월 말 발매 예정인 새 앨범 타이틀이 ‘전설’이란 뜻의 <레전드>이고, 4월 초부터 시작하는 전국 투어 콘서트의 제목은 ‘인순이는 전설이다’이다. 5월 중 금강산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성사될 경우, 남쪽 가수로는 처음으로 북녘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게 된다. 혼혈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이겨낸 그는 벌써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의 히트곡에 안주해 편안한 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기성 가수들과 달리, 쉰이 넘은 나이에도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현역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거위의 꿈>은 세대를 뛰어넘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수십년의 터울이 나는 후배 가수들과 함께 노래하고, 그들의 공연에도 열심히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1978년 여성트리오 희자매로 가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밤이면 밤마다> <실버들> 등이 크게 인기를 끌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무렵,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점점 잊혀져 갔다. “왠지 엘리트 같은 느낌이 나는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에게” 주눅이 들었다.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팬들이 저를 외면하고 다른 후배 가수들을 찾을 때 정말 가슴 아팠죠. 5~6년 정도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는데, 그때가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그때 그는 자신만의 밴드와 무용팀을 만들었다. 재즈를 배우고 뮤지컬에 출연했으며, 소극장 콘서트를 여는 등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텔레비전의 신규 프로그램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니터하며 “나를 불러주면 이렇게 할 텐데” 하고 혼자 가상 연습을 했다. 그때 만들었던 레퍼토리는 나중에 <열린음악회> 무대에 설 수 있게 한 밑바탕이 됐다. 그는 “오로지 팬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다”며 “지금 생각해도 미소를 짓게 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돌아봤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예술의 전당 공연에 대한 강한 집념을 나타냈다. “제 꿈이 있다면 내년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했으면 좋겠어요. 예술의 전당 쪽 요청대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낸 음반과 받았던 표창 등을 담은 서류를 제출했는데 이상하게 탈락됐어요. 기준이 뭔지 알고 싶어요.” 그는 “뉴욕 카네기홀에도 서류를 내고 통과돼 공연했는데 우리 (예술의 전당) 오페라홀에 대중가수가 설 수 없다는 게 섭섭하다”며 “가수도 팬도 세금을 내는 만큼 국민으로서 그곳에서 즐길 권리를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시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1인 시위를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데뷔 30주년 투어는 오는 4월 3~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해 전국 20여 도시를 도는 연중 기획이다. 현악기가 포함된 33명 대형 밴드와 코러스 20여명, 무용단 14명이 펼치는 대형 공연이다. 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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