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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08-02-04 20:19

KBS 설특집 드라마 ‘신 부부의 탄생’
KBS 설특집 드라마 ‘신 부부의 탄생’
KBS 설특집 드라마 ‘신 부부의 탄생’
부부의 성 역할 갈등을 다룬 설 특집 드라마가 방송된다. 5일 저녁 8시50분부터 연속으로 두편 방송하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 〈신 부부의 탄생〉(연출 전성홍, 극본 김균태)은 상대에게 잘하지 못한다고 책망하던 부부가 가정 내 남녀 역할을 바꿔봄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전달한다.

20대에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돼 지역사회의 스타가 된 김봉수(임호). 그는 재선의원으로 각종 구태의연한 법안에 제동을 걸며 새로운 정책을 이끌어내 지역주민들 사이에 명망이 높다. 그런 그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청빈의 삶을 살려는 자신에게 생활비를 안 준다고 구박하는 아내 은정(임지은)이다.

지역축제인 ‘꽃 아가씨 선발대회’에서 여성의 성 상품화에 반대하며 수영복 심사를 없애 페미니스트인 양 의기양양하던 봉수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술자리에서 여종업원을 끼고 술을 마신 게 화근이 돼 시민사회의 비난을 받는다. 시민들의 지적보다 더 따갑게 다가오는 건 아내의 호통이다. 은정은 바깥에선 진보적인 남성으로 위장하고 집안에선 가부장적인 태도로 가정일에 소홀한 이중적인 남편에게 반기를 들며 조만간 열릴 시의원 선거에 자신이 나가겠다고 선언한다. 봉수와 은정의 시의원 선거 동시 출마는 여론의 가십거리가 된다. 선거는 어느새 ‘남자 대 여자’의 싸움으로 점점 커지고 결과는 은정의 승리다. 살림을 하게 된 봉수와 일하는 엄마가 된 은정. 역할이 바뀐 두 사람은 자기가 하면 잘 할 것 같던 일들이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그제서야 상대방을 함께 사는 ‘적’이 아닌 ‘동지’로 받아들이게 된다.

〈신 부부의 탄생〉이 보여주는 ‘성 역할 바꾸기’는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흔히 나오는 소재라 식상하지만, 부부는 서로 이해하고 힘을 합쳐야 하는 동반자란 주제는 경구처럼 되새길 만하다.

연출을 맡은 전성홍 피디는 “극이 짧아 부부간 성 역할 갈등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역할 바꾸기를 통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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