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방송사별 성적표
2007년 한해 미니시리즈 성적표를 받아든 문화방송은 웃고, 한국방송은 울었다.
<경성스캔들> <마왕> 등 작품성은 인정받았으나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방송과 달리 문화방송은 <개와 늑대의 시간>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신 연속극과 주말극에서는 반대 현상을 빚었다. 한국방송은 <하늘만큼 땅만큼> <미우나 고우나> <대조영> 등이 30%대의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시청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반면 문화방송은 <하늘이시여>의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아현동 마님>마저 기를 펴지 못했다. 한국방송 드라마 1팀 고영탁 팀장은 “연속극 상승, 미니시리즈 부진”으로 한해를 평가했다. 문화방송 정운현 드라마국장은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내용의 변화를, <태왕사신기>로 제작과 형식의 변화를, <고맙습니다>로 주제의 변화를 취하는 등 질적인 변화를 모색해왔고 성과로 연결된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반면 에스비에스는 웃다 울었다. <외과의사 봉달희> <내 남자의 여자>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던 <로비스트>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최근에는 <이산>과 박빙의 시청률 경쟁을 하던 <왕과 나>마저 뒷심이 딸리고 있다. 에스비에스 구본근 드라마 국장은 “<쩐의 전쟁> <강남엄마 따라잡기> 등 사회적으로 관심을 모은 소재를 다룬 점은 긍적적이나 전반적으로 시청률과 완성도를 함께 갖춘 좋은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소재와 장르에 대한 실험은 물론 <거침없이 하이킥>이 불러낸 시트콤 부활, <옥션 하우스> 같은 시즌제 드라마의 도입은 2007년 방송계의 결실이다. 그러나 <베스트극장>의 폐지, <티브이 문학관>의 제작비 부족에 따른 잠정 중단은 2008년 방송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겼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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