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왕 아인슈타인>
지능개발 프로그램 ‘두뇌왕 아인슈타인’ 오락에서 학습으로 진화
비싼 게임기를 사지 않고도 텔레비전을 보면서 손쉽게 두뇌 개발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그림 맞추기, 사칙연산 같은 단순한 게임으로 두뇌 연령을 측정하는 게임기가 올 한해 인기를 끌면서 두뇌 발달을 돕는 게임을 예능 프로그램에 접목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했다. 지금은 막내린 <개그콘서트>의 ‘개그 두뇌 트레이닝’, <작렬 정신통일>(9월 종영)은 ‘두뇌 개발 열풍’을 빠르게 예능 프로그램에 접목한 경우다. ‘개그 트레이닝’이 단계별 두뇌 훈련으로 5초 뒤에 벌어질 상황에 대한 추리력을 비틀어 웃음을 유발했다면, <작렬 정신통일>은 틀린 그림 맞추기와 단어 연상 퀴즈를 말랑한 형식으로 담아냈다. 현재 방영중인 <해피투게더>의 ‘도전 암기송’은 생활에 유용한 노래 가사를 외우는 암기력을 시험하고, <두뇌왕 아인슈타인>은 빠른 두뇌 회전력을 요구하는 퀴즈 형식에 몰두한다.
특히 <두뇌왕 아인슈타인>은 잡다한 토크쇼나 체육복을 입은 연예인들의 몸 개그를 끌어들이지 않은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과거에 큰 인기를 끌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인 ‘브레인 서바이벌’도 연상시키지만 오락성을 덜고 학습력을 높였다는 점이 다르다. 사칙연산 숫자놀이, 제한된 시간 안에 가장 많은 도형 맞추기 등의 게임으로 공간지각력·머리회전력·기억력·집중력을 시험한다. 두뇌 발달을 표방한 게임과 접목된 예능 프로그램들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두뇌왕 아인슈타인>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유재일씨는 “아이들과 함께 재밌게 잘 봤다. 앞으로 게임이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시청소감을 남겼다. 정욱현씨도 “문제를 풀 땐 어려웠는데 답을 보자마자 ‘왜 내가 저 생각은 못했지’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여기서 나오는 문제들을 다 맞출 수 있다면 뇌 발달에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올렸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이 두뇌 개발에 도움이 될까. 뇌 전문가들은 게임을 잘하게 되는 건 두뇌 개발과 상관없이 적응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게임과 예능 프로그램의 만남 역시 흥미성에 그칠 수 있다. <두뇌왕 아인슈타인>의 연출을 맡은 조현아 피디는 “게임을 심하게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답변을 들었다”면서 “게임을 하면서 머리를 고르게 쓸 수 있도록 문제 출제에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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