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혜영씨
방송인 김혜영씨 ‘결혼·방송 20년’ 수필집 펴내
항상 ‘싱글벙글’ 밝은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파하는 방송인 김혜영씨가 최근 <행복하기에도 여자의 인생은 짧다>라는 수필집을 냈다. 이 책은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을 시작하면서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행복을 즐기는 기술을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행복해지는 비법을 전한다.
방송가에서도 살림꾼으로 알려진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일과 재테크, 자녀교육, 참살이 먹거리 등 살림 비결을 조근조근 펼쳐나간다. 부부관계나 직장동료 사이의 갈등을 풀 자신만의 경험과 비결도 공개한다. “방송 20년, 결혼 생활 20년을 정리하면서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어요. 책은 정리한 내용의 3분의1만 추려 묶었죠”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손뜨개질을 놓지 않았다.
고3과 초등 5학년인 두 딸을 둔 그는 1981년 문화방송 코미디언 공채 3기로 방송 일을 시작했다. “방송 외에는 한눈 팔 생각을 못했어요. 지금도 그렇고 그저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늘 감사하거든요. 모유를 충분히 먹이지 못해서 제가 번 돈으로 처음 큰 아이의 분유를 샀던 날은 분유통을 꼭 껴안고 눈물을 찔끔거렸어요.”
1987년부터 강석씨와 함께 <싱글벙글 쇼>를 지켜온 그는 결혼식 날과 신혼여행, 완치가 안 되는 사구체신우염으로 몸이 아플 때도 방송일을 쉬어 본 적이 없는 악바리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딱 한번 생방송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다. “사고가 난 날 티브이 방송을 하느라 라디오 방송에 맞춰 가지 못했더니 청취자들이 제가 성수대교 참사로 변을 당한 줄 알고 방송국에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이렇게 라디오방송을 20년 변함없이 지켜온 공로로 지난달 ‘골든 마우스’상을 받았다. 여성 진행자로서는 첫 수상이었다.
‘바깥남편’이라고 부르는 강석씨는 언제나 그의 든든한 벗이다. 최근 강석씨가 학력위조문제로 곤욕을 치를 때 옆에서 지켜보던 그도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들도 많잖아요. 저도 포털 사이트에 보면 1남1녀를 가졌다고 돼있어요. 강석씨는 지금도 가슴앓이를 하는 중이에요.”
그는 현재 <싱글벙글 쇼> 외에도 한국경제 티브이 <출동 펀드 구조대>, 씨엔엠 채널의 <러브 케이블>의 진행을 맡고 있다. 조만간 문화방송 주말극 <깍두기>에 출연해 연기도 선보일 계획이다.
“올 한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했던 것 같다”는 김씨는 “단순해지자, 여유를 갖자, 생각을 짧게 하자가 모토인데 이렇게 살면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밀리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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