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말극 ‘며느리 전성시대’
한국방송2, 새 주말극 ‘며느리 전성시대’ 28일 첫 방영
뿌리 깊은 가족 문제인 고부 간의 갈등을 풀 명쾌한 해법이 있을까?
한국방송(2TV)은 <행복한 여자> 후속작으로 <며느리 전성시대>(토·일 밤 9시55분)를 28일 첫 방송한다. 가족 3대에 걸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파워게임을 풍자적으로 그릴 주말 가족극이다. 드라마는 요즘 추세인 입양, 싱글맘 등 새로운 가족제도를 제시하기보다 가족 내 고부간의 미묘한 관계에서 나오는 상황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60년 전통의 족발집 주인인 불 같은 성격의 70대 후반 오향심(김을동) 여사와 40년간 족발집 며느리로 살면서 시어머니에게 수탈당했다고 생각하며 울분에 찬 50대 며느리인 서미순(윤여정), 의류회사 직원으로 이 집안의 며느리가 되는 ‘똑순이’인 20대 후반 조미진(이수경)이 3대로 이어지는 고부 갈등의 축이다. 여기에 오향심의 딸인 이명희(김혜옥)로부터 호된 시집살이를 겪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편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30대 초반 며느리인 직장여성 차수현(송선미)의 이야기가 덧붙는다.
지난 24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조정선 작가는 “나도 큰며느리로 10년을 살았다”면서 “고부 갈등은 가장 진부하고 새로울 것 없는 얘기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삶의 지혜를 나누고 서로 배워가는 과정을 명랑하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학교 4>에 이어 조정선 작가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정해룡 피디는 “며느리 이야기가 우리 시대를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 개성 강한 각 캐릭터들이 겪는 상황을 재밌게 그리겠다”고 전했다.
<며느리 전성시대>는 며느리들끼리의 갈등인 동서 간의 다툼은 걷어내고 오롯이 세대 간의 며느리를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신세대 며느리 역을 맡은 이수경과 송선미는 비슷하면서 다른 시집살이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수경이 똑부러지는 성격으로 족발집의 기존 질서를 흔들면서 우여곡절 끝에 부모님 세대를 이해하고 세대 간의 갈등을 아우르는 가정의 구심점이 되어가는 반면, 송선미는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를 참는 고분고분한 며느리에서 자아를 찾아 진취적인 발걸음을 걷는 모습으로 변한다. 시어머니이자 며느리로 이분법적인 자세를 취하는 윤여정은 역할의 변화에 따른 딜레마를 실감나게 보여줄 예정이다. 조정선 작가는 “3대에 걸친 여성 가운데 중간에 낀 세대인 윤여정씨의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주고 싶다”면서 “전통을 고집하는 시어머니와 당찬 신세대 며느리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이 이 시대 어머니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며느리 전성시대>는 같은 날 시작하는 에스비에스 <칼잡이 오수정>과 <문희> 후속작으로 8월18일 방영 예정인 문화방송 <깍두기>와 주말극 1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며느리들의 처지를 대변하는 한편 부모님 세대의 깊은 통찰로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을 넘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라는 이 드라마가 시청자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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