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부터 한국방송 라디오 2FM 프로그램을 진행할 테이, 홍진경, 차태현, 안재욱.(사진 왼쪽부터)
라디오 청취율 고전 대대적 봄 개편…차태현, 안재욱, 홍진경 등 새 DJ로
한국방송 라디오 2에프엠(쿨 에프엠, 89.1㎒)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자정시간대의 디제이들을 전면 교체하고 다음달 16일부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2에프엠 소상윤 팀장은 “한국방송 라디오는 음악 종가라는 위치가 확고했는데 청취율에서 고전중이라 봄 개편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방송은 분기별 청취율 조사에서 다른 방송사에 비해 낮은 성적을,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편안하지만 정체돼 있다는 청취자들의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고정 청취자들은 안전하게 붙잡아도 신규 청취자들을 끌어오지 못한다는 문제로 이어졌다. 이번 개편에서 2에프엠은 채널 전체를 재구성하자는 의미에서 진행자를 전면 교체했다. 이에 따라 〈유열의 음악앨범〉은 가수 이현우, 〈김구라의 가요광장〉은 방송인 홍진경, 〈강수정의 뮤직쇼〉는 가수 윤도현, 〈김동률의 뮤직아일랜드〉는 가수 테이가 진행을 맡는다. 특히 4년 만에 방송가로 돌아온 홍진경이 낮 12시 간판 프로그램을 맡은 것은 파격으로 보인다. 또 다른 눈에 띄는 변화는 수년간 고정적으로 올드 팝을 틀던 오전 11시대의 변화다. 한국방송은 〈임백천의 골든팝스〉 대신 사랑과 결혼을 이야기하는 〈박수홍의 두근두근 11시〉를 신설했다. 올드 팝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와 장르의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청취자들을 끌어오겠다는 요량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문화방송 〈김기덕의 골든디스크〉를 따라잡기 어려워서라는 속사정이 있다. 〈이금희의 가요산책〉이 폐지된 오후 4시에는 〈안재욱, 차태현의 미스터 라디오〉가 새로 선보인다.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는 안재욱, 차태현이 진행을 맡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대체 디제이 투입을 고려할 만큼 입담 좋은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소 팀장은 “1990년대에는 기승전결 형식의 내용 전달이 필요했다면 2000년대는 기분대로 끌어가는 디제이의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시대의 변천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라디오 문화도 변했다. 라디오의 황금시간은 10, 20대가 주로 들었던 밤 10시에서 이제는 낮 12시가 됐다. ‘콩’ ‘코릴라’ ‘미니’ 같은 인터넷 라디오, ‘보이는 라디오’가 되면서 라디오 수신기 상태 대신 인터넷 서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왔다. 수도권 방송인 2에프엠도 인터넷으로 전국은 물론 국외에서 청취가 가능해져 얼마 전엔 국외 청취자들의 사연과 음악신청으로만 꾸민 특집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상윤 팀장은 “라디오는 ‘브로드캐스팅’이 아닌 ‘퍼스널캐스팅’이 이뤄지는 인간적인 매체”라며 “라디오 스타들의 귀환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번 개편으로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이 대신할 수 없는 라디오의 감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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