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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본업은 ‘광고쟁이’…“연극배우인 줄 알았다나요”

등록 2007-03-13 17:25

오경수씨
오경수씨
‘달자의 봄’ 남대수 과장 역 오경수씨
“배고픈 연극배우인 줄 알더라.”

한국방송 2텔레비전 〈달자의 봄〉에서 달자(채림)의 직속 상관인 남대수 과장 역을 맡은 오경수(40)씨 얘기다. 그는 전문 배우가 아닌 직장인이다. 현재 제일기획에서 광고를 만들고 있는 ‘광고쟁이’다. 〈달자의 봄〉 연출을 맡은 이재상 피디가 한 난방용 보일러 광고에서 “가스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를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경비원으로 나온 그를 보고 연극배우라고 오해해 섭외하면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오씨가 이런 오해를 받은 건 어쩌면 당연하다. 광고제작 경력 12년차인 그는 사내에서 제작자이자 연기자로 통할 만큼 그간 몇 편의 광고에서 비중 있는 역을 맡아왔다. 광고 제작에 힘을 보태려던 게 모델 참여까지 이어진 것이다. 아이스크림 광고 속 석기시대 원시인과 편의점 주인, 경비업체 광고에서 노주현의 집을 털러 들어갔다가 잡히는 도둑, 가발 모델 등 광고 속에서 보여준 모습도 다양하다. 최근 이혜영의 아버지로 드라마에 깜짝 등장한 노주현과는 오랜만에 만나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오경수씨
오경수씨
“광고도 드라마도 생활에서 가까운 조연들이 필요한데 저한테 그런 모습이 있나 봐요.” 그는 드라마 출연이 처음이라 섭외 전화를 받고 일주일을 고민했다고 한다. 출연을 결심한 뒤엔 회사로부터 양해를 구하는 일이 걱정이었다.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전례가 없어 삼성그룹으로까지 보고됐고, 결국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아 특별히 석달간 휴직이 허락돼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연기 공부를 한 적이 없는데 두려움은 없었을까. 오씨는 “광고도 연기도 ‘표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며 “정식으로 연기를 배우지 않았지만 연기는 상황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보여 주느냐인 것 같다”고 말한다. 〈달자의 봄〉은 특히 광고나 만화적인 요소가 많아서 적응하기에도 편했다고 한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요리 붙고 조리 붙는 ‘박쥐형 인간’이지만 밉지 않은 남 과장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내용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기러기 아빠인 남 과장이 돈의 유혹으로 회사를 배신하면서 해고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을 위해서 대본이 수정돼 버렸어요.(웃음)”

이번주에 드라마가 종영하고 나면 오씨는 다음달 1일 회사에 복귀한다. 지금은 광고 만들기가 직업이고, 연기는 취미에 가깝지만 앞으로는 이런 경계 긋기가 어렵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서다.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단 생각이 있어요. 감초 같은 연기도 좋지만 저라고 코믹한 이미지만 있을까요?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악역인데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스로 연기를 할 수 있을지를 알아본 시험무대였다는 이번 드라마가 그에게 또다른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글·사진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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