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테리어 ‘윌’, 비글 ‘강산이’, 축구를 하는 오랑우탄들, 악동 너구리 ‘라쿤’,코카스파니엘 ‘바우’, 그레이트 피레네 ‘허비’
SBS ‘티브이 동물농장’ 촬영현장
기다리고 관찰하고 이름 불러주다
잠꼬대 오랑우탄·말하는 코끼리 포착
3분짜리 찍는 데 보름이상 발품 에스비에스의 〈티브이 동물농장〉(일 오전 9시40분)은 함께 살고 있지만 잘 모르는 동물의 세계를 알게 하는 창구다. 일반인들은 평생 한번도 가지 못할 밀림에 찾아가 야수가 살아가는 모습도 6㎜ 카메라로 생생하게 전해준다. 동물들의 모습을 날것 그대로 담으려고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는 〈티브이 동물농장〉 제작진들에게 숨겨진 촬영 뒷이야기를 들었다. 잠꼬대하는 오랑우탄…별난 동물 주인공들=말도 안 통하는 동물들은 어떻게 찍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기다림과 관찰, 애정이라고 〈…동물농장〉 제작진은 입을 모은다. 별거 아닌 듯싶지만 결코 쉽지 않다. 연출 12명, 조연출 2명, 작가 7명으로 꾸려진 제작진은 돌아가면서 전국 동물원 19곳을 제집처럼 드나든다. 촬영 아이템은 그 과정에서 쏟아진다. 장경수 팀장은 “껍질을 벗는 게 이야기는 코엑스아쿠아리움에 드나들던 피디가 사육사들의 얘기를 듣고 진행한 아이템”이라고 했다.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편도 밤에 무슨 소리가 들린다는 사육사의 제보를 받고 제작됐다. 긴 기다림 끝이라야 비로소 동물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다. 애정 어린 눈길로 동물을 지켜보는 것도 필요조건이다. “처음엔 찍지 않아요. 먼저 그 동물을 잘 아는 주인이나 사육사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동물을 관찰해요.” ‘웅자의 전성시대’, ‘섬과 개’ 꼭지를 제작한 최정호 피디의 말이다. 동물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필수다. 피디들은 침팬지·개 이런 단어가 아닌 동물들의 이름을 바로 부른다. “16강이 많이 컸네요”, “누리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요?”, “달봉이는 많이 먹나요?” 식이다. 4년째 〈티브이 동물농장〉을 제작하는 전대진 피디는 오랑우탄의 잠꼬대 촬영담을 들려줬다. “어느날 사육사와 오랑우탄의 동거 이야기를 찍다가 오랑우탄이 자는 걸 처음 봤어요. 사람처럼 잠꼬대를 하고 코를 골아요. 그 장면이 신기하면서도 너무 웃겨 카메라가 흔들렸어요.(웃음)” 개의 눈으로 본 세상은?=5일 경기 수원의 이삭 애견훈련원. 이달 말 새로 선보일 ‘애니멀 아이’(가제) 꼭지 촬영이 한창이었다. 몸무게가 60㎏에 이르는 세살배기 개 허비의 목에 개의 시야를 담기 위한 소형 카메라를 단다. 조련사가 허비와 걸으면 스테디캠 카메라가 그들을 따라간다. 동물과 보조를 맞춰 걷는 사람의 시야를 흔들림 없이 보여주려고 스테디캠 카메라까지 동원했다. 두 대의 카메라가 각각 동물과 사람의 눈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시야가 약 180도인 데 비해 개의 시야는 200도가 넘는다. 정측면보다 훨씬 뒤쪽까지 볼 수 있는 개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담고자 어안렌즈를 부착한 카메라를 준비했다. 영하 5도로 뚝 떨어진 날씨인데도 30㎏이나 되는 스테디캠을 착용한 정기현 촬영감독은 비 오듯 땀을 흘린다. 목에 카메라를 단 허비는 이유도 모른 채 훈련장을 뱅뱅 돌았다. 전대진 피디는 “개의 눈에 비친 세상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티브이 동물농장〉은 철저히 사전 제작제로 만들어진다. 동물이 어디로 튈지 몰라 언제든 촬영이 늦어질 수 있기 에 미리 서너 꼭지를 준비한다. 3분짜리 꼭지를 찍는 데도 보름에서 3주 정도 걸린다. 예기치 않게 촬영이 한달 이상 늦춰지는 경우도 많다. 전남 해남 가학산에 있는 일본원숭이를 생포하는 과정을 찍는 데 한달 반이 걸렸다. “원숭이가 머리가 좋아 피디 얼굴을 알아보고 도망치는 바람에 피디 7명이 돌아가면서 촬영했죠.”(장경수 팀장) 올해에는 석달 전부터 준비한 동물 매개 치료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정서 불안, 공격성이 있는 7살 아이가 동물과 함께 지내며 얼마나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이효리도 울고가는 동물 스타들
우탄이·코식이 등 특별 재주로 인기만점 티브이 동물 프로그램들은 인기 연예인 부럽지 않은 동물 스타들을 ‘배출’했다. 무게 10㎏의 거대한 토끼 ‘로버트’, 끊임없는 동물원 탈출 시도와 슈퍼맨 옷차림으로 웃음을 준 프레리도그 ‘빠삐용’, 사람보다 더 정이 많은 오랑우탄 ‘우탄이’와 ‘오랑이’, 가수 고영욱의 시추종 애완견으로 암에 걸려 죽은 ‘찌루’, 광고계의 별로 떠오른 코커스패니얼종 애완견 ‘웅자’ …. 이들은 에스비에스 〈티브이 동물농장〉과 한국방송 〈주주클럽〉을 통해 엄청난 크기나 특이한 성격, 재주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거성에 도전하는 신인들의 기세도 무섭다. 〈티브이 동물농장〉의 2006년 슈퍼스타는 단연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다. 혼잣말로 “누워”, “안돼”, “앉아”, “좋아”란 단어를 말하는 코식이의 신통방통함은 바다 건너 외국까지 알려졌다. 버려진 개들과 함께 자라고 있는 새끼 사자 ‘라이언 킹’, 서울대공원 인공포육실의 ‘군기 반장’인 망토원숭이 ‘무진이’, 짧은 다리로 안정감 있게 스케이트 보드를 즐기던 웰시코기종 애완견 ‘코비’도 이목을 끌었다. 〈주주클럽〉(K2, 일 오전 11시40분)의 간판 스타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를 좋아하던 애완견 ‘윌’(불테리어종)과 평소엔 얌전한데 집에 혼자 있으면 난장판을 만드는 ‘강산이’(비글종)다. 두 애완견은 프로그램이 마련한 ‘유기견 방지 캠페인 국토 순례 대장정’에 동참하면서 더 큰 인기를 누렸다. 〈주주클럽〉은 아이들과 동물들이 교감하는 모습을 동물 시트콤으로 담아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2년 말부터 1년간 방송하며 8000명이 넘는 팬을 거느린 말썽꾸러기 응도(당시 3살)와 애완견 두리(웰시코기종)의 우정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잠꼬대 오랑우탄·말하는 코끼리 포착
3분짜리 찍는 데 보름이상 발품 에스비에스의 〈티브이 동물농장〉(일 오전 9시40분)은 함께 살고 있지만 잘 모르는 동물의 세계를 알게 하는 창구다. 일반인들은 평생 한번도 가지 못할 밀림에 찾아가 야수가 살아가는 모습도 6㎜ 카메라로 생생하게 전해준다. 동물들의 모습을 날것 그대로 담으려고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는 〈티브이 동물농장〉 제작진들에게 숨겨진 촬영 뒷이야기를 들었다. 잠꼬대하는 오랑우탄…별난 동물 주인공들=말도 안 통하는 동물들은 어떻게 찍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기다림과 관찰, 애정이라고 〈…동물농장〉 제작진은 입을 모은다. 별거 아닌 듯싶지만 결코 쉽지 않다. 연출 12명, 조연출 2명, 작가 7명으로 꾸려진 제작진은 돌아가면서 전국 동물원 19곳을 제집처럼 드나든다. 촬영 아이템은 그 과정에서 쏟아진다. 장경수 팀장은 “껍질을 벗는 게 이야기는 코엑스아쿠아리움에 드나들던 피디가 사육사들의 얘기를 듣고 진행한 아이템”이라고 했다.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편도 밤에 무슨 소리가 들린다는 사육사의 제보를 받고 제작됐다. 긴 기다림 끝이라야 비로소 동물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다. 애정 어린 눈길로 동물을 지켜보는 것도 필요조건이다. “처음엔 찍지 않아요. 먼저 그 동물을 잘 아는 주인이나 사육사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동물을 관찰해요.” ‘웅자의 전성시대’, ‘섬과 개’ 꼭지를 제작한 최정호 피디의 말이다. 동물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필수다. 피디들은 침팬지·개 이런 단어가 아닌 동물들의 이름을 바로 부른다. “16강이 많이 컸네요”, “누리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요?”, “달봉이는 많이 먹나요?” 식이다. 4년째 〈티브이 동물농장〉을 제작하는 전대진 피디는 오랑우탄의 잠꼬대 촬영담을 들려줬다. “어느날 사육사와 오랑우탄의 동거 이야기를 찍다가 오랑우탄이 자는 걸 처음 봤어요. 사람처럼 잠꼬대를 하고 코를 골아요. 그 장면이 신기하면서도 너무 웃겨 카메라가 흔들렸어요.(웃음)” 개의 눈으로 본 세상은?=5일 경기 수원의 이삭 애견훈련원. 이달 말 새로 선보일 ‘애니멀 아이’(가제) 꼭지 촬영이 한창이었다. 몸무게가 60㎏에 이르는 세살배기 개 허비의 목에 개의 시야를 담기 위한 소형 카메라를 단다. 조련사가 허비와 걸으면 스테디캠 카메라가 그들을 따라간다. 동물과 보조를 맞춰 걷는 사람의 시야를 흔들림 없이 보여주려고 스테디캠 카메라까지 동원했다. 두 대의 카메라가 각각 동물과 사람의 눈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시야가 약 180도인 데 비해 개의 시야는 200도가 넘는다. 정측면보다 훨씬 뒤쪽까지 볼 수 있는 개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담고자 어안렌즈를 부착한 카메라를 준비했다. 영하 5도로 뚝 떨어진 날씨인데도 30㎏이나 되는 스테디캠을 착용한 정기현 촬영감독은 비 오듯 땀을 흘린다. 목에 카메라를 단 허비는 이유도 모른 채 훈련장을 뱅뱅 돌았다. 전대진 피디는 “개의 눈에 비친 세상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티브이 동물농장〉은 철저히 사전 제작제로 만들어진다. 동물이 어디로 튈지 몰라 언제든 촬영이 늦어질 수 있기 에 미리 서너 꼭지를 준비한다. 3분짜리 꼭지를 찍는 데도 보름에서 3주 정도 걸린다. 예기치 않게 촬영이 한달 이상 늦춰지는 경우도 많다. 전남 해남 가학산에 있는 일본원숭이를 생포하는 과정을 찍는 데 한달 반이 걸렸다. “원숭이가 머리가 좋아 피디 얼굴을 알아보고 도망치는 바람에 피디 7명이 돌아가면서 촬영했죠.”(장경수 팀장) 올해에는 석달 전부터 준비한 동물 매개 치료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정서 불안, 공격성이 있는 7살 아이가 동물과 함께 지내며 얼마나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티브이 동물농장> 제작진들이 개 ‘허비’를 데리고 개의 눈에 비친 세상을 담는 ‘애니멀 아이’꼭지 촬영을 하고 있다
이효리도 울고가는 동물 스타들
우탄이·코식이 등 특별 재주로 인기만점 티브이 동물 프로그램들은 인기 연예인 부럽지 않은 동물 스타들을 ‘배출’했다. 무게 10㎏의 거대한 토끼 ‘로버트’, 끊임없는 동물원 탈출 시도와 슈퍼맨 옷차림으로 웃음을 준 프레리도그 ‘빠삐용’, 사람보다 더 정이 많은 오랑우탄 ‘우탄이’와 ‘오랑이’, 가수 고영욱의 시추종 애완견으로 암에 걸려 죽은 ‘찌루’, 광고계의 별로 떠오른 코커스패니얼종 애완견 ‘웅자’ …. 이들은 에스비에스 〈티브이 동물농장〉과 한국방송 〈주주클럽〉을 통해 엄청난 크기나 특이한 성격, 재주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거성에 도전하는 신인들의 기세도 무섭다. 〈티브이 동물농장〉의 2006년 슈퍼스타는 단연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다. 혼잣말로 “누워”, “안돼”, “앉아”, “좋아”란 단어를 말하는 코식이의 신통방통함은 바다 건너 외국까지 알려졌다. 버려진 개들과 함께 자라고 있는 새끼 사자 ‘라이언 킹’, 서울대공원 인공포육실의 ‘군기 반장’인 망토원숭이 ‘무진이’, 짧은 다리로 안정감 있게 스케이트 보드를 즐기던 웰시코기종 애완견 ‘코비’도 이목을 끌었다. 〈주주클럽〉(K2, 일 오전 11시40분)의 간판 스타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를 좋아하던 애완견 ‘윌’(불테리어종)과 평소엔 얌전한데 집에 혼자 있으면 난장판을 만드는 ‘강산이’(비글종)다. 두 애완견은 프로그램이 마련한 ‘유기견 방지 캠페인 국토 순례 대장정’에 동참하면서 더 큰 인기를 누렸다. 〈주주클럽〉은 아이들과 동물들이 교감하는 모습을 동물 시트콤으로 담아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2년 말부터 1년간 방송하며 8000명이 넘는 팬을 거느린 말썽꾸러기 응도(당시 3살)와 애완견 두리(웰시코기종)의 우정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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