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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방송사, 아나운서 ‘프리’ 선언 대책 고삐

등록 2007-03-01 17:52

김성주(왼쪽) 강수정(오른쪽)
김성주(왼쪽) 강수정(오른쪽)
MBC 김성주 사표로 우려 더 높아져…인력유출 방지안 모색

문화방송 김성주 아나운서가 지난 28일 아나운서국에 사표를 제출했다.

올 초 프리랜서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송사 안팎으로 관심을 끌어왔던 그가 끝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진행을 맡고 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경제야 놀자’, <불만제로>, 라디오 <김성주의 굿모닝 FM> 등의 진행자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 입사한 김 아나운서는 재치있는 입담과 푸근한 인상으로 그동안 예능과 스포츠 분야 진행자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문화방송 성경환 국장은 “2일 오후 회의를 열어 사표수리 여부와 함께 ‘제2의 김성주’를 막는 방안, 우수인력 양성방안 등의 후속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나운서들이 프리랜서 활동을 생각하는 것은 자유로운 활동과 광고 출연, 높은 계약금 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예능오락프로 엠시들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스타급 아나운서는 이미 연예기획사들의 영입대상 일순위로 떠오른 지 오래다. 각 방송사의 아나운서국은 디와이엔터테인먼트, 팬텀 등 연예 기획사의 스타 아나운서 영입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며 후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성 국장은 “드라마처럼 예능 프로그램도 진행자들의 높은 출연료가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고, 한정된 제작비는 콘텐츠 질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면서 “기획사들의 행태가 상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스타급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화가 방송사 인력 유출의 심각성을 알리는 단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방송 아나운서협회장인 정용실 아나운서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와 인력 유출은 심각하다”며 “아이피티브이 도입을 앞두고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아나운서협회는 제도적 방지 틀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해외 공영방송의 사례를 자료로 수집하고 있다. 자료수집이 끝나면 외부로 나간 인력이 공영방송의 신뢰로 쌓은 아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규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아나운서협회는 이런 규제를 만들기에 앞서 강수정 전 아나운서의 프로그램 하차를 제작진들에게 요구해왔다. 따라서 강수정은 <해피선데이> ‘쾌남시대’를 제외하고, 지난해 <무한지대 큐> <연예가중계>에 이어 다음달 중순 이뤄지는 봄 개편에 따라 라디오 <강수정의 뮤직쇼>에서도 하차하게 됐다. 강수정은 프리랜서 선언 뒤 현재 에스비에스 <야심만만> <결정! 맛대맛>의 진행을 맡고 있다.

문화방송 아나운서협회장 겸 아나운서연합회장인 강재형 아나운서도 28일 “방송을 문화자산이 아니라 산업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면서 “아나운서의 프리랜서화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본질을 꿰뚫어볼 때”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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