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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수다가 지글지글…땡기는 맛 찾아 “으~음”

등록 2007-01-24 17:29수정 2007-01-25 15:02

‘결정! 맛대맛’ 촬영현장
‘결정! 맛대맛’ 촬영현장
[결정! 맛대맛 현장] 류시원의 비결 등 그것이 알고 싶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결정! 맛대맛〉(에스비에스·일 오전 10시50분)은 한 공기의 밥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체중 증가와 내장 비만의 고통을 호소하는 제작진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낸 맛있는 요리들을 보며 입맛을 다시다 보면 불쑥 이런 궁금증이 생길 때도 있다. 출연하는 요리사들은 재료비나 출연료를 얼마나 받을까? 까다롭게 맛의 질을 따지는 제작진은 정말 미식가일까?

Q.맛집은 어떻게 고를까? A.요리마다 5곳 골라 몰래 먹어봐
Q.류시원이 맛있게 먹는 비결은? A.촬영전에 한끼 굶기

이것이 궁금하다 미식가일 것 같은 제작진도 회식 때는 ‘회사 앞 식당 아무데나’를 간다. 정은아-정지영-변정민과 호흡을 맞춰 온 엠시 류시원의 식복 있게 먹는 모습과 특유의 시원한 맛 표현은 녹화 전에 식사를 거르는 데 비법이 있다. 대결에서 진 팀은 정말 아무것도 먹지 못하지만 촬영 틈틈이 조리대로 가서 맛을 보거나 무대 밑까지 따라와 집어먹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쳐 출연한 식당주인들은 식당에서 하던 대로 맛을 내기 위해 재료나 쓰던 기구, 담는 그릇까지 모두 챙겨온다. 엠시 시식, 출연자 전체 중간 시식, 승자의 만찬용으로 요리사들이 준비하는 음식양은 보통 10인분 이상이다. 그렇다면 출연자들은 재료비나 출연료를 받을까? “고가의 재료는 돈을 주기도 하지만 출연료는 없다”는 게 제작진의 말이다. 대신 차량 지원과 함께 온 온가족을 위한 점심을 제공한다. 식당 주인들은 생의 이벤트 같은 방송출연의 기쁨과 ‘티브이 프로에 출연한 집’이라는 명예를 고생과 맞바꾸는 격이다.

시청자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어떻게, 얼마나 공정하게 맛집을 찾아내느냐는 것. 작가들은 식도락 동호회, 인터넷 검색, 요리 블로그 등의 도움을 받아 한 아이템 당 5곳 정도의 식당을 찾아 몰래 음식을 먹고 온다. “음식은 남기면 죄”라는데 끼니마다 똑같은 음식을 맛봐야 하는 이들에게 음식은 성찬이 아닌 고문이다. 제작진은 그릇 위로 떨어지는 고명, 자르르한 윤기, 면발에 올라오는 김 따위를 그림으로 살리려고 5분짜리 영상을 보통 8시간씩 걸려 촬영한다. 고생하며 찍은 음식은 몇년 동안 쳐다보고 싶지도 않다는 말엔 제작진들의 고충이 담겨 있다.

‘결정! 맛대맛’ 촬영현장
‘결정! 맛대맛’ 촬영현장

“해물짬뽕에 굴밥이오”…맛있는 현장 지난 17일에 찾은 일산 제작센터에서는 28일 방영분의 녹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의 주제는 ‘동해바다 맛 대 서해바다 맛’. 속초 해물짬뽕과 천북 굴밥의 대결이 펼쳐졌다. 아침 10시부터 준비하기 시작한 녹화는 1시가 넘어서야 본격 촬영에 들어갔다. 1라운드 재료 대결은 빙어와 새조개. 무대 밑에서 미리 끓고 있는 매운탕과 튀김 냄새가 스튜디오 안을 가득 채웠다. 잔치가 벌어진 것 같은 현장은 인심도 후덕하다. 강원도 인제 집에서 새벽 5시에 나왔다는 안재정(45)씨는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도 한 켠에서 부지런히 빙어 튀김을 하고 있었다. 먹지 못한 스태프들에게도 맛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스태프들이 빙어 튀김을 짬짬이 집어 먹는 동안에도 무대 위의 맛있는 수다와 유혹의 시식은 계속 됐다. 3년 넘게 ‘맛대맛 터줏대감’으로 구수하게 음식맛을 표현해온 조형기는 “비비거나 볶으면 대체로 이긴다”며 그동안의 경험치로 승자의 식탁을 점치는 요령을 알려줬다. 게임도 없이 재료 시식부터 승자의 만찬까지 즐겨 출연자 중 가장 시기를 많이 받는 한의사 박경호 원장은 “음식은 성분으로 먹는 게 아니니 맛있게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의 먹성을 두둔했다.

일본에서 방송포맷을 사와 만들어진 <결정! 맛대맛>은 엠시 대결로 이긴 팀이 승자의 만찬을 먹는 형식을 띤다. 2003년 5월 첫방송을 한 이래 지금까지 188회라는 긴 장정을 이어왔다. 이창재 피디는 “뭐니뭐니 해도 가장 맛있는 밥은 ‘땡기는’ 음식”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내놓았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ungil@han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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