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드라마 ‘덱스터’
폭스채널, 스릴러 드라마 ‘덱스터’ 국내 첫방영
‘연쇄살인범을 쫓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설정으로 미국에서 인기 높은 <덱스터>가 케이블 티브이 폭스채널에서 22일(월, 화 밤 11시 50분) 국내 첫 방영한다. 본능적으로 살인 충동을 가진 경찰이 악당만을 골라 죽인다는 독특한 설정이 가장 큰 특징으로, 국내 미국 드라마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기대를 모아온 작품이다. 제프 린제이가 쓴 베스트셀러 소설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가 원작으로, 소설보다 드라마가 더 촘촘하다는 평을 듣는다.
주인공 덱스터는 마이애미 경찰에서 핏자국을 분석하는 법의학자로 어릴 때부터 살인 충동에 시달려왔다. 경찰인 양아버지 해리는 그를 정신병원에 보내는 대신 본능을 다른 방향으로 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양한 사냥법과 경찰처럼 생각하는 법, 증거를 없애는 법, 눈에 띄지 않게 사는 법 등을 가르친다. 덱스터는 이 모든 것을 ‘해리의 코드’라고 부르며 늘 주의한다. 그가 살인을 했다는 유일한 증거는 피 한방울. 그는 범죄자를 죽일 때마다 피를 한방울씩 현미경 슬라이드에 모아 숨겨둔다. 범죄의 도시로 유명한 마이애미는 그에게 축복받은 무대가 된다.
시즌 1은 마이애미에서 매춘부만 골라 죽이는 연쇄살인범 ‘아이스트럭 킬러’가 덱스터의 숨은 정체를 알아채고 도전해온다는 내용이 큰 줄기다. ‘아이스트럭 킬러’는 피를 빼어 토막낸 시체를 도시 곳곳에 전시하며 덱스터를 자극한다. 덱스터와 보이지 않는 살인마가 밀고 당기며 간격을 좁혀가는 사이로 덱스터의 의붓 동생 데보라와 여자친구 리타, 유일하게 그의 어두운 내면을 알아보고 경계하는 경사 독스 등이 등장해 이야기가 펼쳐진다.
<덱스터>는 주인공을 법의학자로 설정한만큼 형식은 범죄수사물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비틀었다. 과학 기교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 대신 경찰서안의 살인마가 법망을 빠져나가는 범죄자들을 살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덱스터가 스스로를 ‘나름의 규칙을 가진 일반인의 탈을 쓴 괴물’이라고 말하듯 주인공을 정의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비추지 않는다. 대단한 반전이나 치밀한 추리 없이도 <덱스터>가 재미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덱스터 역을 맡은 마이클 홀은 지난 16일 64회 골든글로브상 티브이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시에스아이>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처럼 국내에서도 미국 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갈지 관심을 끈다. 폭스채널은 시즌 2 방영도 계획 중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폭스채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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