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면 한다, 약간 더 위험한 방송 (코미디 티브이)
이채널 ‘엽기 황당 실험실’ 방영…짧고 빠른 전개
〈스펀지〉(한국방송), 〈시키면 한다, 약간 더 위험한 방송〉(코미디 티브이)같은 호기심 해결 프로그램이 영국 제작물 수입 형식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28일부터 케이블티브이 이채널에서 전파를 탄 〈엽기 황당 실험실 브레이니악〉(사진·목·금 오전 9시50분)은 생활 속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식이 〈스펀지〉와 〈…약간 더 위험한 방송〉을 섞어놓은 듯하다. 2003년 영국 위성티브이인 스카이원에서 첫 방송된 뒤 올해 시즌 4까지 만들어지며 인기를 얻었다. 〈스펀지〉가 인터넷 포털과 함께 제보받은 내용을 실험하고 별점으로 지식 정보로서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브레이니악〉은 주제에 따른 실험결과만 내놓는다.
〈…브레이니악〉이 알아보는 궁금증은 대충 이렇다. 과학도 재밌어야 한다며 ‘이성을 유혹한다는 페르몬 향수는 사실일까?’ ‘주유소에서 휴대폰을 쓰면 폭발할까’처럼 진지하고 쓸모있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내 귀차니스트를 위한다면서 ‘다이너마이트로 양고기를 익힐 수 있을까’ ‘토스터기 없이 고무장갑으로 토스트 굽는 법’ 등의 황당한 해결에 나서기도 한다.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 키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의 비교체험은 고정코너다. 1회에서는 바다에서 조난당했을 때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 중 누가 더 유리할까를 알아봤다. 실험은 오랜 시간 구조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가정 아래 두 사람을 고무보트에 태워 물에 띄우고 보트의 바람을 뺀다. 그리고 누가 더 오래 물 위에 떠 있나를 본다. 결과는? 뚱뚱한 사람이 유리했다. 이유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원인과 결과를 따지는 전문가의 의견까지 챙겨주는 친절함 따위는 〈…브레이니악〉에 없다. 과학과 엔터테인먼트가 만났다고는 하지만 〈스펀지〉보다 재미도, 과학적인 지식 쌓기도 부족한 편이다.
프로그램은 방대한 호기심을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섣부르더라도 많이 알려주는 길을 택한다. 짧고 빠른 전개가 산만하고 정신없지만 ‘양귀비 씨가 든 베이글을 먹으면 약물 검사에 반응을 보일까’를 알아보기 위해 목사를 상대로 실험하거나 ‘파도타기 응원을 유도하려면 몇 명이 필요할까’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맨들이 관람객 7000명이 들어가는 축구 경기장을 찾는 걸 보면 웃을 수밖에 없다.
〈…브레이니악〉은 빠른 전개를 위해 이엔지 카메라로 야외에서 촬영하고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이들이 황당한 실험을 진행한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이채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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