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호
‘애니’ 백만장자 후견인 ‘워벅스’ 역
록그룹 보컬 맡은 검증된 가창력
새 드라마서 황수정과 호흡도
록그룹 보컬 맡은 검증된 가창력
새 드라마서 황수정과 호흡도
여자를 두드려패는 깡패(드라마 <바보같은 사랑>), 사랑에 빠져 가정을 버린 유부남(드라마 <두번째 프로포즈>), 씨름선수 출신의 주먹계 일인자 ‘이정재’(드라마 <야인시대>), 애절한 순애보의 주인공(뮤직비디오 <화장을 고치고>) 등으로 연기변신을 해왔던 배우 김영호(40)가 뮤지컬 나들이를 한다.
관객들로서는 성악가 임웅균씨가 “베이스로는 최고의 소리”로 극찬한 그의 노래 실력을 주인공 애니의 백만장자 후견인 ‘워벅스’의 목소리로 엿볼 수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 결성한 록그룹 ‘지풍우’의 보컬도 맡고 있다.
“뮤지컬 안하려고 했어요. ‘지풍우’의 음반 제작과 콘서트가 예정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서울시뮤지컬단의 유희성 단장이 간곡하게 부탁을 해와 공연 2주 전에야 출연 결정을 했어요.”
그런데 이 배우, 처음에는 “진짜 하기 싫어서” 출연을 고사했다고 한다.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오케이’ 승낙을 해놓고도, “왜 하겠다고 했나” 후회도 했다. 하지만 함께 출연배우들의 열정과 현장의 분위기, <애니>의 음악에 매료되면서 가장 먼저 연습실에 출근도장을 찍었을 정도로 푹 빠져 들었다. “가장 늦게 캐스팅된데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연습 초기에는 연출자한테 싫은 소리도 들었는데, 전 한꺼번에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연기-동선-노래 이런 식으로 하나씩 채워가는 스타일이거든요.”
“가장 워벅스다운 배우”라는 유 단장의 평가처럼, ‘김영호’는 고지식하지만 인간냄새 나는 ‘워벅스’와 많이 닮았다.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명상과 복싱, 운동일 정도로 고지식하지만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종종 아내에게 직접 쓴 글을 보내는 자상한 사람이 그다.
“<애니>를 통해 내가 살아가는 동안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애니> 공연을 끝낸 뒤 <에스비에스> 드라마 ‘소금인형(가제)’에 출연해 5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황수정의 상대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한다. 황씨와 함께 연기하는 소감을 묻자, 그는 “그렇지 않아도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 핸드폰을 받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상대배우에 대해 한번도 관심을 갖거나 의견을 낸적이 없다. 특별히 싫거나 좋은 사람이 없기도 하거니와 캐스팅은 전적으로 감독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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