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단체, 눈에 띄는 드라마 캐릭터 10인
소서노(한혜진)와 오영숙(배종옥), 그리고 홍영감(신구).
올 한해, 티브이 드라마에 새 빛깔을 입힌 진취적인 인물 캐릭터들이다. 미디어 비평단체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은 23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방송된 지상파 3사 드라마 61편, 776명의 캐릭터를 대상으로 눈에 띄는 캐릭터 10인과 커플 3쌍을 선정해 발표했다.
‘눈에 띄는 캐릭터 10인’에는 〈열아홉 순정〉의 홍영감(신구·오른쪽), 〈굿바이 솔로〉의 오영숙(배종옥·왼쪽), 〈주몽〉의 소서노(한혜진)·모팔모(이계인), 〈있을 때 잘해〉의 조은수(김정난), 〈여우야 뭐하니〉의 조순남(윤여정),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황영민(최규환), 〈나도야 간다〉의 박행숙(김미숙), 〈사랑과 야망〉의 박선희(이유리), 〈연애시대〉의 유기영(김갑수)이 선정됐다.
〈열아홉 순정〉의 홍영감(신구)은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돈 많은 집안 어른, 무능력하고 천박한 노인 등에 국한된 기존 노인의 캐릭터를 벗어나 낙천적이고 당당한 노인상을 보여줬다는 평을 얻었다. 〈굿바이 솔로〉의 오영숙(배종옥)은 자신과의 대면으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홀로 서는 성숙한 인간상을, 〈주몽〉의 소서노(한혜진)는 여성 캐릭터가 남성들의 조력자 정도로 한정되는 사극에서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난이 연기한 조은수(〈있을 때 잘해〉)는 아옹다옹하는 전형적인 시누이-올케 관계를 벗어나 이혼당한 시누이의 홀로서기를 돕는 전문직 여성의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부엌데기 엄마에서 독립해 딸들과 여성 대 여성으로 다가갔던 조순남(〈여우야 뭐하니〉, 윤여정)과 꿋꿋하게 홀로 자식을 키우는 미혼모이면서 친구 같은 어머니인 박행숙(〈나도야 간다〉, 김미숙)은 바람직한 어머니상에 가깝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황영민(최규환)이 가사일을 스스럼없이 주체적으로 해나가는 양성평등 의식을 가진 남편상이라면, 〈연애시대〉의 유기영(김갑수)은 틀에 박힌 말과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자식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상적인 아버지로 높이 샀다.
김형숙 운영위원은 “드라마 내에서 적합한가, 발전하는 캐릭터인가, 전형성을 탈피하고 참신하며 개성있는가, 미래지향적인 역할 모델이 될 만한가를 선정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굿바이 솔로〉의 최미리·강호철(김민희·이재룡), 〈Dr.깽〉의 강달고·김유나(양동근·한가인) 커플과 〈연애시대〉의 유은호·이동진(손예진·감우성) 커플은 ‘눈에 띄는 커플 3쌍’으로 뽑혔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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