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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춤바람난 하지원, 스토커된 김재원

등록 2006-11-22 21:10

‘황진이’ 촬영현장 가보니

한국방송 2텔레비전 <황진이>(극본 윤선주, 연출 김철규·박수철, 밤 9시55분)는 4년이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양반네들을 조롱하는 악에 받친 스무살 황진이(하지원)의 모습을 그려가는 중이다. 스승 백무(김영애)를 등지고 매향(김보연)에게 춤을 배우는 황진이가 누군가의 공격으로 해를 당할 뻔한 것을 김정한(김재원)이 몸을 던져 구해주는 장면이 12회까지의 결말이었다. 지난 17일 금요일, 경기도 이천의 세트장에서는 황진이가 자신을 구하다 다친 김정한을 처소에서 보살피는 장면의 촬영이 한창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중한 것은 진정= 하지원과 김재원은 영화 <내 사랑 싸가지>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 친한 사이 조명팀에 둘러싸여 방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은 실수로 촬영이 끊어질 때마다 열없이 웃었다. 하지원은 “촬영하다 짬이 나면 춤을 배우러 다니느라” 연일 강행군중이다. 김재원은 “한시간밖에 못 잤다”며 “김정한은 황진이의 남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장점을 다 모아놓은 캐릭터지만 마지막 남자는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황진이 어머니인 현금이 역의 전미선은 “눈먼 연기를 위해 15도 정도 눈을 내리깔고 연기를 하다보니 관자노리 부근이 아파 연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세트장에서의 촬영은 소음과의 전쟁. 다른 세트장의 톱질, 망치질 소리에 동시녹음 하며 가는 촬영이 방해를 받자 현장진행 요원들이 무전기를 들고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바삐 다녔다. “일과 사랑에서 사람에게 가장 중한 것은 진정”이라고 말하는 극중 인물들처럼 제작현장에서도 ‘진정’을 담는 바쁜 움직임이 이어졌다.

마음을 두고 가세요= 첫사랑을 겪으면서 “천출은 왜 사랑을 음지에 둬야 되느냐”고 울부짖던 어린 진이가 “꽉 막힌 세상, 당한 만큼 양반네들에게 갚겠다”며 세상을 조롱하는 명월이로 변한 순간 <황진이>는 더 강렬해졌다. 스승 백무를 등지고 권세에 눈먼 매향에게 간 황진이의 앞날도, 황진이를 사이에 둔 김정한과 벽계수(류태준)의 로맨스도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김철규 피디는 “<황진이>는 한 인물의 계급적 성공담보다 사랑은 뭐고 예술은 뭐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게 뭘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정서적으로 끌어가는 여성 사극”이라고 말했다. 색 고운 계절, 가을에 담은 전국 각지의 숨겨진 명승지들과 때깔고운 한복의 아름다움은 섬세한 여성의 갈등을 표출하는 데 중요한 장치다.

아침 8시부터 세트장에서 시작된 촬영은 저녁 8시경 한국민속촌으로 옮겨 진행됐다. 민속촌 내 아흔아홉 칸 집에서다. 술 취한 진이를 호위무사인 이생(이시환)이 거들며 정한과 스쳐 지나간다. “컷~” 소리가 시원하게 들린 뒤 김재원이 “난 완전 황진이 스토커야. 뒷조사도 하고 황진이가 가는 곳마다 만날 스쳐”라고 말하자 찬 바람에 꽁꽁 얼어 있던 스태프들이 껄껄 웃는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정용일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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