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리는 ‘파워 인터뷰’
오는 11일 종영…1년간 이승엽·추미애 등 이슈메이커 45명 집중탐문해
정치, 문화,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초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온 한국방송 1텔레비전 <파워인터뷰>(연출 이영준, 정병권)가 개편을 맞아 1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내보낸 지 1년 만이다.
<파워인터뷰>는 1998년 말부터 2년 가까이 배우 심혜진이 진행을 맡았던 인기프로그램을 5년 만에 부활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분야를 가리지 않는 인물 섭외와 신변잡기식 토크쇼에서 벗어난 ‘인터뷰 쇼’ 형식이 호평을 얻었다. <아침마당>의 안방마님이었던 이금희 아나운서는 본래의 편안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낸시랭, 박제동 화백, 가수 ‘클래지콰이’의 멤버 호란 등 스타 패널들과 함께 날선 질문을 던졌다. <파워인터뷰> 시즌 1, 2를 모두 연출했던 이영준 피디는 “초대손님과 패널들이 함께 만드는 인터뷰 중심의 무겁지 않은 시사정보 프로그램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1회 천정배 법무장관을 시작으로 국민타자 이승엽, 프로게이머 임요환, 배우 안성기, 최재천 교수, 프리미어리거 이영표, 추미애 전 의원 등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인사만도 모두 45명. 50분간 진행되는 도전 인터뷰 형식이다보니 프로그램 제작은 ‘이슈메이커’들의 섭외가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피디는 “화제의 중심에 있나, 화제를 만들 수 있나, 감정을 끌어낼 만큼 매력적인가 등의 기준을 거쳐 오랜 시간 섭외하느라 피디들의 머리가 다 빠질 지경이었다”고 회고했다. 속내를 까뒤집어야 하니 한사코 거절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전략적인 노출을 위해 프로그램 출연을 요청하는 이들도 있었다는 귀띔이다. 가끔은 예상치 못한 일도 벌어졌다. 5·31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후보 쪽에서 녹화를 이틀 앞둔 상태에서 출연을 번복해 다른 출연진을 급히 섭외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초대 손님과의 객관적 거리 두기에 실패할 때는 비판도 받았다. ‘파워 없는 인터뷰’ ‘덕담 인터뷰’‘정치편향적이다’ 등의 지적은 늘 제작자들의 고민 끝에 잇닿아 있었다. 이 피디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일가를 이룬 분들은 철학, 열정, 심지 같은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앞으로도 <파워인터뷰>같은 시도는 계속 이뤄졌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46회 마지막은 야구선수 박찬호의 인터뷰다. 박찬호가 미수로 그친 아버지 납치사건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일부터 메이저리거 생활 13년 동안 겪었던 환희와 좌절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18일부터 <파워인터뷰>가 있던 토요일 밤 11시 30분에는 <폭소클럽 2>가 방영된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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