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잡힌‘본드 음료수 테러‘ 용의자 15일 서울 영등포 경찰서가 공개한 그룹 동방신기 리더 유노윤호(20)에게 `본드 음료수 테러‘를 가했다고 자수한 고모(20.여.지방 전문대 휴학생)씨가 찍힌 여의도 인근 편의점 CCTV 화면. (서울=연합뉴스)
유노윤호 ‘본드 음료수’ 20대 여성 자수
“춤·노래 못해”…전문가 “호감 전달 안될 때 위협 가해”
“춤·노래 못해”…전문가 “호감 전달 안될 때 위협 가해”
지난 14일 그룹 동방신기의 정윤호(예명 유노윤호·20)씨에게 본드가 든 음료수를 건넨 사람은 동방신기의 안티팬이며, 정씨에 대한 단순한 반감에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5일 정씨에게 본드를 넣은 음료수를 건넨 고아무개(20)씨가 경찰에 자수해 왔다고 밝혔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방신기의 안티팬”이라며 “유노윤호가 리더이면서 춤과 노래를 잘 하지 못해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고씨는 또 경찰에서 “음료수에 본드를 넣었지만, 유노윤호가 실제로 자신이 건넨 음료수를 마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씨가 우발적으로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상해 혐의로 입건한 뒤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고씨는 지방의 한 대학을 다니다 휴학하고, 대학 편입학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서울 여의도의 한 고시원에 머물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고씨는 14일 밤 10시쯤 한국방송 2텔레비전의 한 오락 프로그램 녹화 중 대기실로 향하던 정씨에게 본드가 든 오렌지주스와 위협 내용이 담긴 쪽지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이를 마시다가 구토 증세를 보여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정밀검사를 받으러 강남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문화평론가 김종휘씨는 “초창기의 안티팬은 근거를 갖고 스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긍정성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싫다’는 단순한 감정만을 공격적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웅혁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범죄심리학)는 “일부 팬들은 특정 연예인에 대해 호감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 안티팬으로 돌변해 위해나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중음악공연 연출자인 탁현민씨는 “다른 개인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00년 12월에는 지오디(god) 멤버 윤계상씨 어머니가 집으로 배달된 세척제가 든 음료수를 마신 뒤 심한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또 99년 에이치오티(HOT) 멤버와 교제설이 떠돌던 베이비복스의 간미연씨는 이 멤버의 팬이 보낸 면도날과 혈서를 받기도 했다.
이재명 전진식 기자 mis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