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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요즘 역사드라마 왜곡 우려스럽다”

등록 2006-08-14 20:32수정 2006-08-15 21:19

고구려사 관심 유도 바람직
표현자유 살리되 바른 사관을
드라마 ‘연개소문’ ‘대조영’ 원작소설가 유현종

팩션드라마로 역사왜곡 등 논란을 일으킨 에스비에스 <연개소문>과 9월에 방영할 한국방송 <대조영>은 유현종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연개소문>은 75년에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소설로 올해 초 다시 묶어 출간됐으며, 90년에 출간된 <대조영>은 9월 중순 지나 재출간될 예정이다. 지난 11일 광화문 한 카페에서 유현종 작가를 만나 그가 본 드라마 <연개소문>에 대한 감상과 고구려 사극 열풍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연개소문>을 비롯해 <고선지> <대조영> <고구려대제국>같은 고구려를 소재로 한 역사소설을 많이 썼다.

= <연개소문>의 연재는 작가 입장에서는 그전까지 역사소설이나 사극에서 다루어 왔던 궁중비사나 궁중염사 혹은 권력암투 같은 위축된 역사의식을 배격하고자 했던 게 시작이었다.

- 연개소문과 대조영은 어떤 인물인가.

= 지도자는 시대 정신의 산물이다. 연개소문의 영웅논란을 떠나 을지문덕, 강감찬 장군 등이 외세의 침략을 막았다면, 중원으로 영토 확장을 꾀한 사람은 광개토대왕과 연개소문 두 사람밖에 없다. 연개소문은 포부가 큰 사내로 문무가 출중했다. 그에 반해 대조영은 온유하고 외교술이 능한 지략가로 알고 있다. 이민족들도 잘 다스릴 만큼 통치술이 뛰어난 칭기즈칸 같은 지도자다. 소설은 그들의 공·과에 대해 해답을 주지 않는다. 제시만 할뿐이다. 판단은 독자와 시청자의 몫으로 남겨야 한다.

- <연개소문>이 역사왜곡 논쟁에 휩싸였다. 소설과는 어떻게 다른가.

= 안시성 싸움은 원래 양만춘이 이끌어 승리했다. 소설에서도 연개소문은 평양성에서 지휘만 한다. 연개소문이 이끈 승리는 살수대첩이다. 드라마에서 양만춘이 연개소문 수하로 나오는 것과 달리 소설에서는 연개소문과 양만춘을 오랜 친구로 그렸다. 또 연개소문이 김유신 집으로 보내졌지만, 소설에서는 은둔자인 스승 마휴가 버려진 3살짜리 아이를 키운 것으로 그린다. 이런 설정 등은 모두 극 전개를 위해 덧붙여진 살이다.

- 역사드라마의 팩션 논란은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 검증된 사실은 왜곡해선 안 된다. 드라마작가로도, 방송위원회에서도 일해 봤지만 요새 드라마들의 역사 왜곡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어제, 오늘, 내일 이 삼자가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는 드라마는 위험하다. 역사적 고증과 해석을 바탕으로 고구려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와 피디 모두 노력해야한다.

- 고구려사가 어느 때보다 화제다. 지금의 고구려 사극 열풍을 어떻게 보는가.

= 방송 3사의 고구려 사극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계있어 보인다. 중국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 같은 우리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속지주의 역사관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소설이나 드라마가 이런 사태에 경종을 울리며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표현의 자유는 살리되 방송 3사가 사명감과 올바른 역사관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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