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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토요명화’ 극장서 먼저 맛보기 하세요

등록 2006-06-12 20:38

KBS, ‘갱스터 초치’ 등 외국신작 방송 앞서 15일부터 극장 상영
방송사의 영화 진출이 늘고 있는 요즘 뒤늦은 재상영관에 불과했던 지상파 방송의 영화 편성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방송은 오는 15일부터 롯데시네마 영등포점(21일까지)과 부평점(29일까지)에서 ‘KBS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연다. 지난해 처음 열렸던 ‘KBS 프리미어 페스티벌’은 자국에서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국내에서 개봉되지 못했던 외국 신작을 극장과 텔레비전, 모바일 동시 개봉이라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선보여 화제가 됐던 행사다.

2회째를 맞은 올해는 개봉 방식이 달라졌다. 〈갱스터 초치〉 〈오르페브르 36번가〉(사진) 〈늑대의 제국〉 〈화이트 마사이〉 등 4편을 극장에서 먼저 선보인다. 설문조사로 관람객의 의견을 받아 탄력적인 상영시간을 갖고, 올여름께 텔레비전에서 〈토요명화〉 특집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행사를 기획한 영화만화팀 이관형 피디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채택한 축제로, 이미 누리꾼들이 인터넷으로 알고 있는 좋은 영화들을 수입사와 힘을 모아 소개하자는 취지였다”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대형 한국 영화로만 편성하던 방송 영화의 틀을 깨고 영화적 다양성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을 의식해 독일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의 영화를 선정했다는 귀띔이다. 〈갱스터 초치〉는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어린 깡패 초치를 중심으로 남아공이 처한 에이즈, 빈부 격차, 가족 붕괴 같은 무거운 사회문제를 가볍게 다루면서 여운을 준다. 액션 스릴러 〈오르페브르 36번가〉, 백인 여성과 아프리카 마사이족 원주민 남자의 사랑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화이트 마사이〉, 장 르노가 주연한 〈늑대의 제국〉은 각각 프랑스와 독일 자국 내에서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들이다. ‘KBS 프리미어 페스티벌’은 올가을에도 한번 더 열린다. 이 피디는 “장기적으로는 품격 높은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로 만들어 방송에서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다른 방송사들도 이런 행사를 함께 하면서 영화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극장에서 만나보기 힘든 중·단편 독립영화들을 선보여 온 한국방송 〈KBS 독립영화관〉(연출 송현주, 서병철)도 올해 5살 생일을 맞아 오는 1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시청소감을 받는 행사를 열고 있다. 영화만화팀 홍성근 팀장은 “상업영화만으로는 티브이에서 방송하는 영화들이 자꾸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고민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KBS 독립영화관〉 같은 프로그램으로 텔레비전 영화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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