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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가르치는 시선’ 거둔 청소년 드라마 2편

등록 2006-05-23 21:35

EBS ‘비밀의 교정’·MBC 무비스 ‘노비타 프로듀스’ 나란히 호평
어른들이 봐도 재미있는 한일 두 나라의 청소년 드라마 두 편이 지난 10일 동시에 시작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교육방송 〈비밀의 교정〉(사진, 수·목 오후 7시25분)과 케이블 위성방송 엠비시 무비스 〈노부타 프로듀스〉(수·목 밤 10시)는 나라는 다르지만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십대들의 세계를 그린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많다.

〈비밀의 교정〉은 1년 전 갑자기 죽은 모범생이자 ‘인기짱’이었던 친구 승재와 관계있는 여섯 아이가 간직한 비밀 이야기다. 4편에 걸쳐 여섯 개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승재의 죽음에 얽힌 진실도 드러나는 미스터리 옴니버스 형식의 24부작 드라마다. 첫 번째 에피소드 ‘잊으면 안 될까?’ 편에서 승재의 여자친구였던 수아가 승재가 떠난 빈자리에서 혼자만 끙끙 앓던 비밀을 털어내면서 여섯 친구들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노부타…〉는 ‘인기짱’이 ‘인기꽝’인 반 친구를 인기인으로 변신시키는 과정을 담는다. 급우들에게 인기있는 슈우지는 오랜 왕따로 자폐적인 성격을 가진 여학생 노부코를 동정해 그를 몰래 인기녀로 만들겠다고 팔을 걷어붙이지만 그 과정이 첩첩산중, 힘들기만 하다.

일단, 두 드라마의 표면적 장치는 다소 무거운 편. 〈비밀의 교정〉은 (자살로 보이는) 죽음을, 〈노부타…〉는 왕따 문제를 건드린다. 또 두 드라마의 주인공인 승재나 슈우지는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만 실제로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모든 면에서 아이들의 부러움을 받아도 스스로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를 감옥으로 여긴다.

두 드라마는 청소년 자살이나 왕따 같은 무거운 사회적 주제는 에돌아 간다. 해법은 고사하고 토론하려는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그 대신 주인공의 작은 세계 안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길을 찾는다. 성장드라마라고 불리는 청소년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고민은 주변인의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함께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 아이들은 서로 고민을 듣는 것만으로도 어떤 깨달음을 얻는다. 두 드라마는 또, 청소년 드라마의 한 축인 담임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를 대립적인 관계로 끌어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정형성을 탈피했다. 〈노부타…〉에서 선생님의 존재는 배경에 불과하고, 〈비밀의 교정〉의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권위의 상징이 아닌 짝사랑의 대상으로만 표현된다. 청소년 드라마들의 한계로 보였던 ‘계도적인 시선’을 거두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두 드라마의 미덕이 반갑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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