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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알고보면 착한 ‘조폭’, 유치원 선생님 되다

등록 2006-05-02 17:58

KBS2 ‘위대한 유산’ 오늘 첫방송…3사 수목드라마 주인공 모두 ‘조폭’
겉은 거칠지만 알고보면 착한 조폭이 개과천선하는 과정을 그린 코믹 드라마 한 편이 수·목요일 밤 또 다시 찾아온다. 3일 밤 9시55분에 첫 방송하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 <위대한 유산>(극본 이숙진·김태희, 연출 김평중)은 꿈도 희망도 없이 막 살아온 조폭 강현세(김재원)가 어머니가 남긴 유산인 유치원을 물려받기 위해 3개월간 유치원 선생님이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극중 강현세는 유년시절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깡패가 됐다. 학교 때 써내려간 가훈이 ‘안 되면 말고’이고, 가장 싫어하는 말이 ‘열심히 하자’다. 바로 전에 종영한 같은 방송사의 수목드라마 <굿바이 솔로>에서 강호철(이재룡)도 조폭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조폭(양아치)이라는 주인공의 직업이 대물림된 격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문화방송 의 강달고(양동근)와 에스비에스 <불량가족>의 오달건(김명민)도 전직, 현직 조폭이다. 수목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모두 조폭인 셈이다. 조폭 세계가 중심이 아니라 조폭(출신) 남자 주인공이 중심이기 때문에 이들 드라마에 ‘조폭 드라마’라는 호칭을 매기기는 쉽지 않다. 을 기획한 문화방송 이창섭 책임피디는 “드라마에서 조폭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조폭이 밑바닥 인생을 사는 ‘단순 무식한 나쁜 놈’의 전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단순 무식한 나쁜 놈’들이 주연급으로 활약하는 데는 60년대 히피 성향에 대한 사회적 유행도 한몫 한다. 귀찮은 건 딱 질색이고 나는 어차피 건달일 뿐이라는 ‘주제파악’에 능한 주인공들은 ‘반문화주의’를 추구하던 히피족의 문화적 반역성을 대물림한다. 그러나 껍데기만 그렇다. 세속적 야망이 없던 그들이 쉽게 다른 계급과 손을 잡는다. 거침없는 순정으로 연적(학식 있고 번듯한 생활을 하는 직업의 전형인 의사나 검사, 대기업 간부) 앞에서도 당당한 결과, 사랑을 얻어내고 개과천선까지 하는 것이 요즘 ‘조폭 드라마’의 공식이다. 밑바닥 인생에 대한 애정도, 구체적인 성찰도 없이 결국 조폭들만 잔뜩 주인공으로 키운 결과가 되었다.

어떤 정신적 지향도 없이 그저 주류에 속하지 못하고 떠도는 인물들이 하류 계급을 대변한다.

이질적인 계급과 문화가 대비되는 설정으로 쉽게 재미를 줄 수 있어 나쁜 남자들의 개과천선 드라마는 꾸준히 나올 전망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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