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7일 시민방송 알티브이가 ‘티브이 혁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대대적인 봄 개편을 단행한다. 알티브이는 ‘퍼블릭 엑세스(시청자가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 개념을 도입해 시민이 중심이 된 프로그램들만 2003년부터 방송해온 채널이다. 올해는 ‘2006 지원엑세스 분야 정규 프로그램 공모’ 방식으로 선별된 지역, 노동, 미디어교육, 영화같은 새로운 주제와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퍼블릭 액세스 활성화를 위해 신설됐다.

이번 개편에서는 4개의 신규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행동하라, 비디오로!-액션 V>에서는 그간 수도권 중심이라는 알티브이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전국 미디어활동가들이 자신들이 살고있는 지역 현안을 주제로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상물들을 방영한다. 뉴스, 다큐멘터리, 심층 르포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지역사회와 가정의 생생한 현실을 다룰 계획이다. 14일 밤 10시 첫 방송에서는 충북화상경마장 입점문제를 다룬 ‘또 다시 화상경마장?’과 인천인권영화제에 출품됐던 ‘4월5일 식목일, 바다에 가서 나무를 심다’ 등이 소개된다. <노동자, 노동자>에서는 전국 노동 현장 뉴스를 전달하고 전문적인 노무 상담도 한다. 유명희 피디는 “노동자를 소재로 다뤘다고 해서 노동자 관련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앞으로 현장 노동자들이 원하는 정보들을 다루면서 진일보한 시선으로 사회를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상업 영화계에서 소외된 진보적 내용의 국내외 독립영화와 영상 콘텐츠를 소개하고 해석해보는 <영화, 날개를 달다>, 미디어 교육자, 미디어 시민운동가들을 위한 미디어교육 길라잡이 프로그램 <미디어로 여는 세상>도 선보인다.

기존 프로그램들도 내용과 형식면에서 새단장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만들어 관심을 모아온 <이주노동자 세상>은 자체 취재를 강화해 이들을 차별하는 노동현장을 고발하면서 방송시간을 60분에서 80분으로 늘렸다. 이주 노동자들의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네팔, 버마, 방글라데시, 몽골, 영어 등 5개 국어로 제공하던 <다국어 이주 노동자 뉴스>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국어 등 3개 국어를 추가해 모두 8개 국어로 방영한다. 주간 시사 프로그램인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는 현장 고발만 하던 기존 형식에서 시야를 넓혀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이정훈 편성국장은 “알티브이는 기존 지상파 프로그램들과 달리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단기 프로그램들을 방송하는 만큼 지속성있는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이번 개편이 이주노동자와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