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4DX 숏폼 무비 <아라하: 이온도의 저주> 상영 장면. 씨지브이 제공
비 내리는 밤, 폐쇄된 정신병원.
3년 전 이곳에서 죽은 누이의 주검을 찾기 위해 병원을 찾은 남자. 조심스럽게 병원 문을 열자 어둡고 축축한 복도가 보인다. 금방이라도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접수창구와 진료실에는 아무도 없다. ‘방금 유리창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는데.’ 원장실 문을 열자 책상 스탠드가 켜져 있다. 아무도 없는 방안 축음기에선 기괴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때 갑자기 문이 닫힌다. ‘헉.’ 겨우 정신을 차리고 열쇠를 찾아 방을 나온다. 또 다른 문 앞.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여니 무당의 좌상의 모셔져 있는 신전이 보인다. 등 뒤에서 누가 손으로 내 등을 건드리는 느낌이 든다. 허겁지겁 방을 나와 둘러보니 복도에 섬뜩한 모양의 인형이 놓여 있고 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제 그만 나갔으면….’ 눈앞에 영안실이 보인다. ‘들어가지 마.’ 속으로 외쳐보지만 어김없이 문은 열리고 널브러진 병상과 진료도구들 사이 소독약 냄새가 끼쳐온다. 두리번거리다 이내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악~.”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4DX 숏폼 무비 <아라하: 이온도의 저주> 상영 장면. 씨지브이 제공
기사를 쓰는 지금도 몇 번의 소름을 돋게 만든 영상은 포디엑스(4DX) 쇼트폼 무비 <아라하: 이온도의 저주>. 멀티플렉스 씨지브이(CGV)가 ‘심박수 요동! 칼로리버닝 상영회’(칼로리버닝 상영회)라는 이름으로 17일부터 전국 씨지브이 11개 포디엑스 상영관에서 선보인 공포 콘텐츠다. 공포 스릴러영화를 관람할 경우 최대 184㎉가 소모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칼로리버닝이란 콘셉트를 잡았다.
동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이 영상은 씨지브이가 국내 최초로 포디엑스로 구현해낸 것. 포디엑스는 모션체어(Motion Chair)와 특수 환경장비를 극장에 도입한 프리미엄 영화 포맷으로,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등 몰입감을 극대화한 체험형 극장을 일컫는다.
지난 17일 저녁, 칼로리버닝 상영회 1회차를 관람해보니, 평소 겁이 없다고 자부한 스스로가 민망할 정도로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였다. 역대급이라 할 만했다. 10분 동안의 해당 영상을 보는 동안 머리 위에서 가랑비가 내리고 소독약 냄새가 나거나 의자가 흔들려 마치 실제 정신병원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호러영화 <곡성>을 볼 때도, 오컬트 무비 <컨저링> 시리즈를 볼 때도 눈 감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는데, 이 영상은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무서움을 안겨줬다. 복도 끝에 어렴풋이 보였다가 사라지던 귀신이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정체를 드러낼 때, 객석에선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포디엑스와 공포영화가 만들어낸 심장 쫄깃한 효과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0분 동안의 포디엑스 오감 체험을 통해 칼로리버닝을 예열한 후, 곧바로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포디엑스로 관람했다. 16일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소리로 인간을 찾아내 도륙하는 외계생명체와의 사투를 담은 스릴러영화다. 이미 시사회에서 보았지만, 포디엑스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초반 압도적인 오프닝 장면에서 괴물을 피해 도망치던 자동차의 진동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돼 온다거나, 괴물과의 사투에서 얼굴로 바람이 불어올 땐 긴장감과 스릴이 배가돼 처음 보는 영화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영화보는 내내 나댔던 심장 때문인지 살이 빠진 ‘느낌적 느낌’도 들었다.
앞선 3월, 씨지브이는 코로나시대 여행과 영화를 접목한 콘셉트 상영회를 처음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정재영 씨지브이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지난 3월 제주항공과 협업해 진행한 여행 콘셉트 상영회가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얻으면서 관객들이 체험형 콘텐츠에 환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공포 스릴러 콘셉트 상영회를 비롯해 앞으로도 씨지브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심박수 요동! 칼로리버닝 상영회’ 포스터. 씨지브이 제공
이번 칼로리버닝 상영회는 관객들을 위해 특별 선물도 마련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스틸컷 이미지 2개가 반전돼 보이는 스페셜 렌티큘러 티켓, ‘#소리_내면_죽는다’ 문구가 새겨진 특별 제작 마스크,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팻다운, 다이어트 보조제 메타그린 슬림, 이지숨 입막음 테이프 등 포디엑스 체험의 재미를 더해줄 구성이다.
칼로리버닝 상영회는 17~20일 씨지브이 용산아이파크몰, 영등포, 왕십리, 여의도, 중계, 수원, 일산, 센텀시티, 대전, 광주터미널, 대구스타디움의 포디엑스 상영관에서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2만원이다. 자세한 내용 확인 및 예매는 씨지브이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에서 가능하다.
한편, 칼로리버닝 상영회를 위해 씨지브이는 방송인 권혁수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권혁수 유튜브 채널 ‘권(혁수) 서지니의 컨셉 상영회 체험영상’에서 칼로리버닝 상영회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