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아가씨’ ‘영산강 처녀’ 등을 만든 작곡가 송운선(본명 송성덕)씨가 지난 1일 오전 11시45분께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
1933년생인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인 1953년 부산 방송국 에이치엘케이비(HLKB·현 KBS부산)의 연예 위문단 모집에 기타리스트로 참여하면서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1960년대 크라운레코드 문예부장·기획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국 걸그룹의 원조 중 하나인 ‘은방울 자매’와 작업하며 함께 전성기를 맞았다.
은방울 자매는 1963년 데뷔곡 ‘쌍고동 우는 항구’를 시작으로 ‘삼천포 아가씨’ ‘삭발의 모정’ 등을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누렸는데, 모두 고인이 작곡했다. 특히 ‘삼천포 아가씨’는 큰 인기에 힘입어 1966년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다. 황정순·김승호·신성일·방성자가 주연을 맡았고, 은방울 자매도 직접 출연해 노래를 불렀다.
이밖에 송춘희가 부른 ‘영산강 처녀’ 등 많은 인기곡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곡의 노래비는 현재 사천의 ‘삼천포 아가씨’, 광주의 ‘영산강 처녀’, 부안의 ‘채석강의 절경’(김현아·최영주 노래)과 ‘지는 해가 아름다워’(최영주 노래) 등 모두 여섯 개에 이른다.
고인은 원로작가들의 모임인 한국가요작가동지회 회장,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 한국연예협회 부이사장 등을 지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얼마 전까지 신곡을 작곡하는 등 별세 직전까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사른 부지런한 작곡가였다”고 고인을 기렸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복윤씨, 아들 준혁·준서씨와 딸 영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휘경동 삼육서울병원이며 발인은 4일 오후 1시30분이다. (02)2210-3423.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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